영화 한편 속 30분 넘게 음주‧흡연…OTT 청소년 악영향 우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절주·금연 서포터즈와 음주·흡연 장면 모니터링 실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은 OTT 드라마와 영화에 무분별하게 등장하는 음주 및 흡연 장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대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절주응원단(서포터즈) 19팀, 금영응원단 81팀과 음주 및 흡연 장면을 살펴봤다.

OTT 콘텐츠는 이용율이 높지만 ‘방송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을 적용 받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올해 4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세대별 OTT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작년 기준 81.7%로 국민의 대다수가 OTT를 이용하고 있었고,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의 이용률은 94.2%로 나타났다.

점검 결과 OTT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흡연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송출됐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이 자연스럽게 묘사됐으며, 음주·흡연 장면의 노출 빈도도 매우 높았다.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의 경우 19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성인인 교사가 학생에게 술, 담배를 권유하거나 학생의 담배를 빌려 흡연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임에도 114분의 상영 시간 중 음주·흡연 장면이 약 30분 이상 노출됐다.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음주·흡연 장면은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은 영화나 미디어 속 음주·흡연 장면을 자연스럽게 보면서 음주와 흡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음주는 흡연 충동을 일으켜 음주가 흡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미디어와 영화, 특히 청소년이 즐겨보는 OTT 콘텐츠에서의 음주·흡연 장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미디어에서 음주·흡연 장면을 없애거나 통제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영화 속 흡연 장면 노출에 대한 연구와 점검 결과를 웹사이트(https://smokefreemedia.ucsf.edu)에 공개하는 등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 흡연 장면을 포함할 수 없도록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대중매체에서 술로 친목행위를 하는 장면은 송출할 수 없으며, 태국도 방송에서 술과 담배 노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현장 원장은 “지역사회와 또래 집단의 절주 및 금연 환경 조성을 위해 서포터즈와 함께 협업을 했다"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OTT 콘텐츠를 비롯해 미디어 속 음주·흡연 장면에 대한 점검(모니터링)을 지속해 음주 폐해 예방 및 금연을 위한 환경 조성에 앞으로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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