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코로나 변이에도 효과..."먹는약 개발속도 높인다"
렘데시비르 RdRp 표적, 변이 바이러스 대응 가능 "팍스로비드 약물 상호작용 문제...대체 가능할 것"
미국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베클루리주)를 경구용(먹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러 새로운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발표한 렘데시비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임상 3상에 따르면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와 비교해 렘데시비르에 대한 감수성이 약 3.4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가 환자 회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 코로나 변이 감염된 환자는 65% 회복한 반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58% 회복했다.
렘데시비르가 RNA 의존성 RNA 중합효소(RdRp)를 표적으로 삼고 있어 이론적으로는 바이러스 단백질이 변이에서 큰 구조적 변화가 생긴다면 약물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생성과 변화가 향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주제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미국 피어스파마 등 외신을 통해 밝혔다.
대부분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는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로 나타나고 있는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중화 항체 치료법은 약물 효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렘데시비르는 RdRp를 표적으로 해 현재까지 변이에서 유전적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기미가 보이면서 렘데시비르의 매출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FDA가 비입원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 대상을 확대했으나, 지난 2분기 매출은 4억4500만 달러(약 6400억원)로 전년 대비 46% 정도 감소했다.
장기적으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경구용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해 복용에 제한이 있다. 렘데시비르를 경구용으로 개발하면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는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렘데시비르 전구약물(prodrug)을 통해 글로벌 임상시험 돌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표준 치료제이지만, 정맥주사제라는 점에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구용 치료제를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FDA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로 첫번째 허가한 약물이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당시 개발했던 항바이러스제인데,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2020년 5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20년 7월 품목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