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는 소멸했는데, 코로나19는 왜 퇴치 안 될까?

바이러스, 다른 동물종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염병' 유발

코로나19 3차원 그래픽 이미지
코로나19 바이러스 3D 그래픽 이미지 [사진=Jezperklauzen/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팬데믹이 2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멸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두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이처럼 인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바이러스는 세포 단위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개체다.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가장 단순한 형태는 RNA나 DNA로 만들어진 2~3개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고, 발전된 형태의 바이러스는 수백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어 숙주에게 기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이러스는 숙주에게 의존해서 생존하지만, 동시에 숙주에게 감기 등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숙주에게 기생만 하면 되는데, 왜 굳이 바이러스 질환을 일으켜 몸을 아프게 만드는 걸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2011년 연구에 의하면 바이러스가 하나의 동물종에서 또 다른 동물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질병이 발생한다. 숙주는 기존에 접한 적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숙주에게 큰 도전 과제다. 숙주의 면역체계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과잉반응을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감염병 증상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반대로 숙주의 몸에 오랫동안 기생해온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가령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야생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옮겨왔는데, 영장류의 몸에선 오랫동안 기생해온 만큼 어떠한 질병도 일으키지 않는다. 반면 새로운 숙주인 사람에게는 에이즈를 유발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인간에게 새로운 바이러스인 만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시작된 건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건지 밝히는 연구들이 진행 중인데,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왜 중요할까? 바이러스의 발생 기원을 알면 감염 사슬을 끊는 데 도움이 된다. 숙주의 종이 바뀌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게놈(유전자 총체)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변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바이러스는 하나의 숙주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해당 숙주에 맞춰 게놈을 미세 조정하는데, 이로 인해 오래 머문 숙주에서는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똑같이 인간에게 새로운 바이러스인데, 왜 어떤 바이러스는 쉽게 진압되고 어떤 바이러스는 좀처럼 진압하기 어려울까? 가령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제압이 안 돼 앞으로도 우리와 공존할 바이러스로 불린다. 반면, 지난 2002년 등장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는 진압에 성공했다. 2002년 11월 최초 감염자 발생 후 이듬해인 2003년 7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 유행 종식을 선언했다. 이는 바이러스의 특징과 연관이 있다. 사스는 잠복기가 짧다. 일반적으로 감염 후 2~7일만에 증상이 나타난다. 코로나19처럼 무증상 감염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재빨리 감염자를 발견하고 격리 조치를 할 수 있었다.

반대로 잠복기가 길거나 무증상 감염자들이 많이 발생하는 바이러스 감염병은 연쇄적인 감염을 막기 어렵다. 코로나19를 제압하기 어려운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 시 가장 좋은 극복 방법은 무엇일까? 세균 감염 시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있지만, 바이러스에서는 소용이 없다. 오히려 항생제 남용이 장내 건강한 박테리아 환경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에는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일어나 항바이러스제에 빠르게 내성을 갖는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좋은 극복 방법은 환자 스스로 외부 침입자와 싸울 수 있는 ‘최상의 도구’를 갖추는 것이다. 평소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갖고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났을 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잘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하거나 약물 복용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상태가 안 좋을 땐 입원을 통해 의료진으로부터 꾸준한 모니터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예방을 위해 기침 예절과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닥터콘서트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