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휴미라' 내년 시밀러 경쟁...국내 바이오사 경쟁력은?
9곳 FDA 승인 출시준비..."고농도·상호교환으로 점유율 공략"
2012년 이후 전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유지한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 판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성인 크론병, 건선, 궤양성 대장염, 장염, 화농성 한선염, 포도막염 등에 사용하는 항체 치료제다
업계에 따르면 휴미라의 지난 2분기 매출은 46억6000만 달러(약 6조원)로 집계됐다. 휴미라는 2018년 유럽에서 이미 특허가 만료돼 해외 매출이 7% 정도 감소했으나, 미국에선 9%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207억 달러(약 27조원), 2020년 204억 달러(약 22조8000억원)로 코로나19 백신 판매량이 급증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9년 연속 글로벌 의약품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휴미라는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기존 특허만료 기간은 2016년이었다. 하지만 애브비는 100개 이상의 추가 특허를 확보하며 몇 년간 시장 독점권을 이어갔다. 이후 유럽에선 2018년 휴미라 특허가 풀렸고, 미국에서는 내년 특허가 만료된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된다. 휴미라의 미국 매출은 22조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2017년부터 시밀러 허가가 이뤄졌다. 국내 시장 규모는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든 글로벌 바이오 기업은 9곳이다. 암젠,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화이자, 비아트리스, 코헤러스, 하드리마, 산도스 등이 FDA 승인을 받았다. 이 중에 암젠의 '암제비타(Amjevita)'가 내년 1월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Cyltezo)'는 7월 출시 예정인데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약물로는 유일하다. 별도 처방 없이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FDA로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Hadlima)'의 고농도, 저농도 제형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에피스는 오가논을 통해 내년 7월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농도 허가 뿐만 아니라 생산·공급 능력 확대, 상호교환 처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Yuflyma)'를 개발했다. 이달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을 FDA에 제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위해 연내 FDA 허가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휴미라 80% 이상이 고농도 제형이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고농도 제품이 시장 침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미라는 면역억제제로 면역 반응과 관련된 종양괴사인자(TNF-α)에 결합하는 항체 형태로 작용한다. 약물이 TNF-α에 특이 결합하면 이 인자의 작동을 무력화시켜 치료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주사 제형이며 스스로 피하에 주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