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막을 수 없다? 오해와 진실 6
자살에 대해 사라져야 할 오해과 편견들
최근 미국에서는 정신건강 위기와 자살 충동에 대응하기 위한 상담전화 ‘988’ 서비스가 시작됐다.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서 미 전역 어디서나 24시간 365일 세자릿수 번호만 누르면 정신건강 상담원과 연결된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살 방지 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2017년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에 따르면 자살은 청소년과 성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해마다 지구촌에서 약 80만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자살예방재단은 2020년 전세계적으로 120만 건의 자살시도가 있었다고 말한다. CNN 온라인판에서 자살방지 핫라인 개설을 계기로 자살에 대한 흔한 오해를 정리했다.
오해 1.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신건강문제가 있다.
임상심리학자 마이클 로이스키는 “(자살 시도자 중)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정신건강 장애의 기준에 들어 맞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실직을 하거나 배우자의 불륜을 알게 되는 등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자살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전미정신질환연합(NAMI)에 따르면, 또 다른 원인으로 형사상이나 법적 문제, 슬픔, 심각한 질병, 트라우마 또는 다른 위기와 같은 삶의 스트레스 요인도 포함될 수 있다.
오해 2.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로이스키는 “이기적이란 단어에는 경멸적 함축이 있다”면서 “그보다 ‘근시안적 관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기 삶에서 더 큰 맥락을 읽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하는 사람들은 종종 고통을 끝내고 싶어한다. 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다. 그는 “자기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에서의 이기적인 것과는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오해 3. 자살을 말하는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자살을 언급하는 이들은 관심이나 동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지, 정말로 죽을 생각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로이스키는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든 간에, 그 속에는 여전히 진실의 편린이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즉 상대가 정말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이만큼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해 4.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자살을 유도하거나 조장할 것이다.
NAMI에 의하면 자살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상대가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선택을 재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힘을 더해줄 수 있다.
오해 5. 개선된 기분은 자살 위험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며칠뒤 또는 몇 달 뒤 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보이면, 사람들은 위험이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실은 정반대일 수 있다. 네바다주 자살예방사무소에 따르면, 자살시도 이후 3개월은 자살로 사망할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이다. 표면상 문제가 없어진 듯 보이는 것은 자살을 하기로 확고한 결정을 내렸음을 의미할 수 있고,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음을 의미할 수 있다.
오해 6.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오하이오주립대 웩스너메디컬센터 임상 책임자인 저스틴 베이커는 “어차피 자살을 실행할 사람들에게 자살에 대해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연구는 자살 시도가 중단되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를 ‘새로운 삶의 기회’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NAMI 웹사이트에 따르면, “한번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은, 항상 그런 충동을 느낄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 그러나 자살 위험의 수준이나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이 사이트는 ‘자살은 종종 깊고 고통스러운 감정과 생각을 통제하려는 시도’라면서 ‘이러한 생각이 사라지면, 자살에 대한 생각 또한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살 충동이 다시 생길 수는 있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자살에 대한 충동을 가졌거나 자살을 시도한 사람도 오랫동안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