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혈압 환자, 특히 혈압 관리 잘해야 하는 이유
빅데이터·병원데이터 결합, 연구 효과 극대화
국내 고혈압 환자들은 서양 환자들보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혈압 관리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 재차 확인한 연구 결과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병원데이터를 결합·분석한 연구(전국민 빅데이터와 병원 데이터를 결합한 한국인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위험도 평가)를 진행했다. 국가 '빅데이터'와 병원 '심층 데이터'를 상호 보완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국내 보건의료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고혈압은 국내 성인 인구의 3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만성질환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앓는 질환이지만, 예사롭게 넘겨선 안 된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들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
고혈압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 '매우 높은 수준'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국내 6개 국공립대병원(서울대, 분당서울대, 충북대, 충남대, 경북대, 전남대)은 고혈압 진료환자(2006~2011년) 1만 1083명의 병원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와 연계해 분석했다.
고혈압 환자가 심뇌혈관질환을 동반할 위험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군은 34.8%, 중등도 위험군은 16.5%, 저위험군은 48.7%인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추적 관찰 후, 실질적으로 고위험군의 9%, 중등도 위험군의 3.8%, 저위험군의 1.2%에서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해 발병 위험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대조군과 비교했을 땐 두 배 이상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해외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령화 현상으로 국내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늘고 있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막는 일률적 접근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개인의 발생 위험도를 산출하고 고위험군의 혈압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병원 심층 데이터, 국가 빅데이터 한계 보완
이번 연구는 '단일 건강보험 체계'를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가 보건의료 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연구의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단일 기관의 심사를 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일원화된 건강보험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전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 내역을 빠르게 확인하고, 장기 추적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보건의료 연구에서 높은 가치를 가진다는 것. 하지만 환자와 질병에 대한 상세 정보가 결여돼 있어 활용에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전자의무기록(EHR)과 같은 병원데이터다. 건보공단 청구 자료의 얕은 정보를 병원데이터의 심층 정보가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병원데이터는 환자들의 기본적인 인적 자료부터 혈액검사, 영상자료, 문진자료, 신체검진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고 시간적 선후 관계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이번 연구와 같이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병원데이터를 결합한 코호트 연구성과가 계속되면 고혈압뿐 아니라 장기적 예후를 관찰해야 하는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 기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