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성 질환’, 우울증 위험 9배나 높인다(연구)
크론병 등 만성 염증성 장질환(IBD)…우울증 있으면 IBD 걸릴 위험은 2배
크론병 등 만성 염증성 장질환(IBD)을 앓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9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대만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해 염증성 장질환과 우울증의 상호 영향을 조사·분석했다. 연구팀은 IBD 환자 422명과 이들의 형제자매 중 IBD에 걸리지 않은 사람 537명, 그리고 일반인 가운데 IBD에 걸리지 않은 사람 2148명(대조군)을 조사했다. 또 새로 발병한 IBD 환자 또는 우울증 환자를 11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염증성 장질환(IBD)은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을 말한다. 그 가운데 크론병은 매우 심한 설사와 직장 출혈, 경련, 체중 감소, 발열 등 증상을 보인다.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연구 결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약 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련성은 가족에게도 영향을 줬다. IBD 환자의 형제자매 중 IBD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약 2배 더 높았다. 반대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빙 장 박사(위장병학)는 “염증성 장질환과 우울증은 쌍방향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장(腸)에는 뇌와 소통하는 신경종말(신경 섬유의 끝부분)이 가득하며 염증성 장질환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우울증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장·미생물·뇌가 3개의 축을 이뤄 서로 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심리치료와 세로토닌 강화제 등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면 IBD 증상도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마음챙김, 명상, 요가, 스트레칭, 음악, 미술 요법 등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이들 환자의 탈수 방지, 장루(인공항문) 수술 및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 결과(2021년)를 보면 신체적 만성질환이 없는 중년에 비해 만성질환이 두 개인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1.41배, 세 개인 경우 1.94배, 네 개인 경우 2.38배, 다섯 개 이상인 경우 2.89배 각각 더 높았다. 특히 호흡기계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3.23배, 소화기계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2.19배 더 높았다.
이 연구 결과(Bidirectional association between inflammatory bowel disease and depression among patients and their unaffected siblings)는 학술지 ≪위장학 및 간장학 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고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 사이트 ‘더 헬시(The healthy)’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