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모국어 쓰는 의사 만나면 사망률 24~54% 뚝↓

전 세계에 한국 교민 750만명 거주...언어 때문에 아파도 고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의료진. 이들의 소통은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노인들이 질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모국어를 쓰는 의사를 만나면 입원 기간이 줄어들고 병원에서 숨질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은 2010년 4월~2018년 3월 온타리오주 병원에 입원한 성인 가정간호 서비스 수혜자 18만9690명을 대상으로 모국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받은 환자와 다른 언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받은 환자를 비교했다. 캐나다 임상평가학연구소(ICES)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프랑스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받은 프랑스어 사용자는 다른 언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받은 프랑스어 사용자보다 병원에서 숨질 확률이 2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퀘벡 등 캐나다로 이주해 온 사람 중 제1언어가 영어·프랑스어가 아닌 사람들이 모국어를 쓰는 의사를 만날 경우, 다른 언어를 쓰는 의사를 만날 경우보다 병원에서 숨질 확률이 54%나 더 낮았다.

연구팀은 병원에 입원한 노인 환자가 모국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경우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입원 기간이 더 짧고, 낙상 사고를 당하거나 병원감염이 되는 확률이 더 낮고, 병원에서 사망할 확률이 더 낮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해외교민 조사 자료를 보면 전 세계 180국에 약 750만명의 한국 교민이 살고 있고, 캐나다에는 약 25만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610만 명이 넘는 사람(2016년 통계)이 자신들의 언어를 인구의 대다수가 쓰지 않거나 해당 주(또는 준주)에서 공식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살고 있다. 여기에는 퀘벡 이외의 지역에 사는 ‘프랑스어 사용자(Francophones)’, 퀘벡의 ‘영어 사용자(Anglophones)’ 및 ‘영어·프랑스어 외 언어 사용자(allophones)’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의사의 약 58%가 영어만 쓰며, 약 42%는 여러 가지 언어를 쓴다. 전체 프랑스어권의 약 44%는 프랑스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이에 비해 영어·프랑스어 외 언어 사용자는 약 1.6%만이 모국어를 쓰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환자와 의사 간의 명확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환자의 협력과 참여도를 높이고, 좋은 진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Patient–physician language concordance and quality and safety outcomes among frail home care recipients admitted to hospital in Ontario, Canada)는 ≪CMAJ(캐나다의사협회지)≫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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