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기에 ‘이것’ 노출되면, 커서 간질환 위험 높아

태아기 때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대한 노출이 아이의 간질환 위험을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아기 때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대한 노출이 아이의 간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시토케라틴-18(cytokeratin-18)을 새로운 지표로 활용했다. 연구진은 2003년에서 2010년 사이 1,108명의 임산부에게서 채취한 혈액이나 소변에서 45개 화학물질을 측정했다. 여기에는 PFAS, 유기염소, 유기인산염 살충제, 가소제, PBDEs, 파라벤과 같은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이 포함됐다.

아이들이 6세~11세가 되었을 때 연구진은 아이들의 혈액에서 간질환에 대한 위험을 나타내는 효소 및 시토케라틴-18 수치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 임신 기간 중 환경 화학물질에 대해 노출이 많았던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생체지표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현재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보다 효율적인 조기 예방 및 개입 전략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음식, 물, 소비재 사용을 통해 이러한 화학물질에 매일 노출되는데, 이는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에 대한 조기 노출이 소아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한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며, 환경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이 간질환의 발병기전에서 유전 및 생활습관 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 조사에 대한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방간질환을 가속화하는 환경적 요인을 이해함으로써 질환 위험이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여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간질환 중 하나로, 최근 어린이들에게서도 진단 사례가 증가해 일반 소아 인구의 6%~10%, 비만 아동의 약 34%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인기 심각한 만성 간질환 및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여러 살충제, 플라스틱, 난연제, 독성 금속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환경 오염물질이다. 예로 들러붙지 않는 주방 조리기구와 식품 포장재에 사용되는 과불화합물(PFAS), 가구 및 유아 제품에 난연제로 사용되는 PBDEs(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가 있다.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은 인체 호르몬과 대사 체계를 방해하는데, 다양한 실험 연구를 통해 이러한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이 간 손상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아이들의 연령에 따른 위험과 윤리적 한계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의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간 조직검사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보고된 이번 연구 결과는 ‘Association of Prenatal Exposure to Endocrine-Disrupting Chemicals With Liver Injury in Childre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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