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심장마비 사망자 급증, 왜? (연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세계 심장마비 사망자가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와 이로 인한 봉쇄조치(lockdown)로 인한 부수적 피해 중 하나라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응급시술이 필요한 심장질환자들이 병원 등 봉쇄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진은 입원, 검사, 심장질환 예약 건수, 사망률을 포함해 코로나 19가 심혈관계 의료서비스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158개 연구를 분석했다. 2019년 12월에서 2021년 12월까지 2년 동안 48개국에서 시행된 연구들이다.
연구 검토 결과,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중 하나가 완전히 막힌 심각한 심장마비 케이스로 입원한 사람은 팬데믹 기간 동안 22% 감소했다. 동맥이 일부만 막힌 조금 덜 심각한 케이스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 수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심장마비 케이스가 적어진 것이 아니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어진 것이 원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 의료 시스템이 극심한 부담을 겪고 있었고 사람들 또한 바이러스 감염을 염려해 병원을 멀리하거나 입원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환자들이 심장마비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한 시간 또한 늘어났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심장마비로 인해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팬데믹 이전보다 69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심장마비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시적이고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연구진은 지적했다.
심장마비 수술 34% 감소하고 약물 치료 늘어
한편, 전세계적으로 시행된 심장 수술 횟수는 34%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저소득 국가에서 40%, 고소득 국가에서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마비에 대해 응급치료로 시행하는 관상동맥성형술(Coronary angioplasties)은 스텐트라는 짧은 철망 튜브를 동맥에 영구적으로 삽입해 혈액이 더 잘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시술이다.
연구진은 이 환자들을 알테플라제(alteplase)와 스트렙토키나제(streptokinase)와 같은 혈전용해제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이러한 약물 사용이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공심박조율기와 같이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치료하기 위한 삽입형 전자장치(electronic implantable device)를 삽입하는 수술은 팬데믹 이전 수치보다 49% 낮아졌다.
연구를 주도한 심장 전문의 라메쉬 나다라자 박사는 “이번 분석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전세계 사람들이 받아야 할 심장 치료를 받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심장마비 치료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장 근육에 손상이 커져 치명적이거나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화 전략이 신속하게 시행되는 않는 한 진단 누락과 치료 지연으로 인한 부차적인 심혈관계 손상은 계속해서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저자인 심장전문의 크리스 게일 교수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망과 질병이 계속 될 것이라는 데에는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팬데믹 이후 남겨진 심혈관계 질환의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저널 ≪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