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바이오 CDMO'에 조단위 붓는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 산업의 주요한 한 축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제약바이오가 국가 미래·안보와도 직결된다는 인식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투자 방향의 공통점은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는다는 것이다.
삼성은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투자금은 이 가운데 80%인 360조원이다.
바이오 분야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제2 반도체 신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오의약품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사업 주축으로 한다.
롯데는 5년간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국내 신사업에 37조원 투자한다. 바이오 사업인 헬스앤 웰니스 부문에선 국내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 신설을 위해 1조원 규모를 사용한다.
이달 롯데는 미국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뉴욕주에 위치한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총 3만5000리터 항체 의약품 원액(DS)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 기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준 경험이 있다"면서 "기존 공장을 인수해 우선 바이오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SK그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향후 5년 동안 247조원을 투자한다. 바이오 및 기타 분야에는 12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SK는 후속 연구개발과 의약품 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에 집중한다.
SK는 CDMO 시장 경쟁에도 뛰어든 상태다. SK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CBM 지분 40%에 투자했다. 약 3억5000만 달러(4400억원 정도)다.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2025년 매출 약 2조4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CMDO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위탁생산(CMO)보다 CDMO를 선택한 이유도 장기적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시장 선점도 중요해졌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제조 비용이 높기 때문에 자체 생산시설과 의약품 생산라인 확보, 비용 효율화 등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했다.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2020년 기준 1조 2652억 달러(약 1600조원)로, 이 중 바이오의약품은 3400억 달러(약 430조원)를 기록해 전체 26.8%를 차지했다.
또한 2026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6220억 달러(약 787조원)로 전체 의약품 1조 7500억 달러의 35.5%를 차지하며 급격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매년 10% 성장이 예상된다. CDMO는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제품생산 서비스를 모두 포함한다. 2020년 113억 달러에서 2026년 203억 달러로 연 평균 10.1% 성장이 기대된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100여개의 바이오의약품 CDMO가 있다. 현재 스위스 론자(Lonza), 캐털란트(Catalent),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시장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