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냉동한 쥐 생식줄기세포, 정자 생산 성공
20년 넘게 냉동 상태에 있던 수컷 쥐의 생식줄기세포를 해동한 뒤 정자를 생산 못하는 다른 수컷 쥐에 이식해 정자생산에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국제학술지 《PLOS 생물학》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의 생존율은 최근 수십 년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힘겹게 병마를 이겨낸 아이들은 성인이 된 뒤 난임이나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의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다. 이에 대한 미래 대안기술은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정소에서 정자를 생산하는 정원줄기세포(SSC)를 포함한 고환조직을 떼어내 냉동했다가 암이 완치된 이후 이를 다시 이식하는 것이다.
기존 연구는 짧은꼬리원숭이의 고환조직을 단기 동결했다가 다시 이식했을 때 번식력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펜 연구진은 장기 동결이 줄기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23년 이상 냉동돼 있던 쥐의 SSC를 해동해 면역거부반응이 없도록 특수 사육한 불임상태의 다른 쥐에 이식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장기 냉동된 쥐의 줄기세포 뿐 아니라 몇 달 간 단기 냉동 상태였던 줄기세포, 떼어낸 지 얼마 안 되는 줄기세포도 이식해 정자생산 능력을 비교했다. 이들 줄기세포는 모두 수십 년 동안 유지된 단일 쥐 집단에서 채취한 것이었다.
장기 냉동 줄기세포는 이식된 쥐의 고환에서 정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종류의 세포를 생산했다. 하지만 단기 냉동된 줄기세포나 채취한지 얼마 안 되는 줄기세포에 비해선 생산력이 떨어졌다. 장기 냉동 줄기세포의 유전자 발현 변화는 다른 2종의 줄기세포와 비슷했지만 나중에 난소까지 유영해 갈 수 있는 정자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욘 휄란 유펜 수의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쥐의 정자줄기세포를 20년 이상 성공적으로 냉동 보관할 수 있고, 불임 상태의 다른 쥐에게 이식할 수 있고, 비록 생산율은 떨어지지만 정자를 생산하는 능력을 재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항암치료로 난임과 불임으로 고생하게 될 사춘기 이전 소년들의 출산력을 회복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물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항상 같은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는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58900422200229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