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대해 몰랐던 것 12가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작디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8일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4억9610여만 명의 확진자와 619여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고 엔데믹(풍토병)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다스리면서 살아가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적과 같은 존재일 뿐일까. 바이러스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 것 같다.

우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세균, 미생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것이다. 박테리아는 대부분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생물이다. 가운데 핵이 있고, 세포질이 핵을 둘러싸고 있으며 세포막과 같은 덮개로 싸여있다. 대표적인 박테리아인 대장균의 크기가 1.5u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이며 대부분 박테리아들도 1~2um 정도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이 보다 훨씬 작다. 보통 20~30nm(나노미터·10억분의 1m)로 박테리아의 50분의 1에서 100분의 1이다. 또 세포가 아니라 핵산(DNA 혹은 RNA)과 단백질로만 이루어져 있다. 바이러스는 다른 세포내 기관들이 없어 혼자 생존할 수 없으며 반드시 숙주를 필요로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이러스는 2012년을 기준으로 2600여 종이다. 이중 코로나바이러스는 외막이 둘러싸인 RNA 게놈을 가진 바이러스로 사람, 포유동물, 조류 사이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1930년대 초기 전염성 기관지염이 걸린 닭, 전염성 위장염에 걸린 돼지, 중증도의 간염 또는 신경 증상을 가진 쥐에서 발견되어 보고된 바 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바이러스 입자의 표면에 곤봉 모형의 돌출부가 있는 특징적인 형태가 관찰되었고 이는 왕관을 연상시켜 라틴어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corona)’에서 파생돼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름이 정해졌다.

지난 40년 동안 주로 가축에게 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호흡기, 소화기 관련 감염병 사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체로 보고됐다. 대표적으로 조류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 돼지 유행성 설사병 바이러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 소 코로나바이러스등이 알려져 있다.

사람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체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중증 호흡기 증후군(사스)과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이 사람에서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주요 원인체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목 받고 있다.

◇바이러스 상식

1. 바이러스는 살아 있지 않다

바이러스에는 세포가 없다.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숙주 없이는 단지 불활성 화학물질 한 팩에 불과하다.

2.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번식하며, 자연 도태를 통해 진화한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를 생명체로 볼 것인가 무생물체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절충하여 ‘조건부 생명체(conditionally alive)’라는 새로운 용어가 제시됐다.

3. 최초로 바이러스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892년이었다

1892년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브스키가 담배모자이크 질병을 연구하던 중 담배 식물이 박테리아보다 작은 무언가에 의해 감염됐다고 보고하면서 바이러스의 존재에 대해 알려졌다.

이후 네덜란드의 식물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가 1898년 담배모자이크 질병이 미생물보다 더욱 미세한 감염원에 의한 것임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4. 바이러스는 독을 의미한다

바이러스라는 용어는 ‘독’, 혹은 ‘끈적끈적한 액체’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5. 1992년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1992년 영국에서 폐렴의 발생을 추적한 과학자들은 냉각탑 안의 아메바(단세포 원생동물) 안에 숨어있는 대규모의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것은 너무 크고 복잡해서, 과학자들은 처음에 그것이 박테리아라고 추측했다.

6. 새로운 바이러스는 미미바이러스로 명명됐다

이 새로운 바이러스는 크기가 박테리아만큼 큰데다 박테리아를 흉내 낸다는 의미에서 mimic(흉내를 내다)과 virus(바이러스)를 합하여 미미 바이러스로 이름이 정해졌다.

7. 미미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크다

미미바이러스는 900개 이상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또한 미미 바이러스의 게놈(유전자의 총량)은 다른 알려진 바이러스의 두 배에 달하며 많은 박테리아의 게놈보다 더 크다.

8. 아메바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서식지다

아메바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찾아내기 좋은 장소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메바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유전자를 교환할 수 있는 일종의 믹싱 볼(음식 재료를 섞을 때 쓰는, 크고 속이 깊은 그릇) 역할을 한다.

9. 바이러스는 모든 생명체를 감염시킨다

바이러스는 동물, 식물, 곰팡이, 원생동물, 박테리아 등 모든 생명체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바이러스 중에는 다른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스푸트니크와 마마바이러스도 있다.

10. 인간 DNA 일부는 바이러스로부터 유래했다

인간 DNA의 일부는 바이러스로부터 나왔다. 바이러스들은 우리 조상의 난자와 정자 세포를 감염시키고 그곳에 틀어박혔다.

11. DNA 속 바이러스는 대부분 멸종했다

난자와 정자 세포에 박혀 있던 바이러스는 대부분 멸종했다. 2005년 프랑스 연구원들은 이런 바이러스들 중 하나를 다시 살리기 위해 허가를 신청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부활한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12. 자가 면역질환,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리의 게놈에 유물처럼 남아있는 바이러스성 잔존물은 자가 면역질환과 특정 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순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