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男은 '운' 女는 '자신' 탓한다 (연구)
어떤 일을 실패했을 때 대처하는 자세에도 남녀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경우 자기 자신을 탓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남성은 원인을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대 연구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똑똑하다거나 선천적으로 재능이 있다는 고정관념, 즉 ‘젠더 브릴리언스(gender-brilliance)’가 많은 나라에서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유를 이해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2018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일환으로 수집된 72개국 15세 학생 50만 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의 질문은 경쟁, 자신감, 미래 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를 측정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분석 결과, 남녀 학생 간 비슷한 성과를 냈음에도 학업 성취도가 낮을 경우 여학생은 남학생에 비해 자신의 재능 부족을 탓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반면, 남학생의 경우 실패의 원인을 운이 나빴다는 등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고정관념은 선진국이나 성 평등 국가에서 강하게 나타났으며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 사이에서 강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뛰어난 재능이 요구된다고 여겨지는 분야에서 여성이 충분히 활동하지 못하고 성공에 대한 열망이나 자신감, 남성 중심의 직업 분야에서 일하려는 의지에 남녀 간 차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러한 문화적 고정관념에 노출된 아이들은 행동이나 선호, 직업 선택을 불필요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고정관념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면, 재능이나 학습 속도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노력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