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사 '사회적 책임' 치중 '환경'엔 취약
세계적 추세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상위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기업은 '사회적 책임(S)'에 집중하고 있고 '환경(E)' 평가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평가는 다른 산업 대비 '환경'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경영전략 마련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ESG 평가에서 A등급 업체가 지난해 10곳으로 증가했으나 주로 상위 제약사를 위주로 ESG 경영을 도입하고 있었다. 또 국내 제약산업의 ESG 시도는 복잡한 평가 기준과 전문인력 부족, 비용부담 등의 문제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환경 분야에는 아직 한계가 있는 것으로 봤다. 협회는 "환경 분야 역시 개선을 위한 노력 중에 있으나,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어 의약품 제조 공정 개선에 국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의약품 제조의 특성상 개선의 양이나 속도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고 했다.
국내 제약산업의 ESG 경영 도입은 초기이며, 상위 업체를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ESG 경영을 도입하는 제약사는 증가하고 있고 수준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ESG 전담팀 신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전략을 실행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제약산업 소속 기업은 ESG 전반에서 유가증권 상장사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를 받았다"면서 "다만 환경 분야에서는 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 등 전 영역에서 비제약산업 대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분야는 소비자 관리가 비제약 산업 대비 양호한 반면, 지역사회 부문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환경 이슈에서 제약업계가 개선할 점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 및 수질 오염 △의약품 과대포장 △폐의약품 처리문제 등을 꼽았다.
제약산업은 그동안 의약품 제조 공정이 환경에 주는 영향과 관련해 관심을 덜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 노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폐기물은 수로로 흘러 들어가 다중약물에 내성을 나타내는 병원균을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최근 플라스틱 이용 감소 움직임에 따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의 이중 과대 포장을 줄이고 포장 재료를 친환경 포장 재질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폐의약품 처리는 국내에서 아직 명확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정부당국과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회는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공익적 사업"이라며 "비윤리적인 행위로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게 되기 때문에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와 투명한 윤리경영 등 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