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을 볼 수 없어 외로울 수 있고, 재택근무자들은 동료들과 우정 어린 농담을 나눌 수 없어 고립감을 느낄 수 있고, 노인들은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을 겪거나 친지의 면회도 없이 요양원에 남겨져 더욱 쓸쓸함을 느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염병이 외로움문제를 악화시키면서, 많은 건강 전문가들은 우울증, 심혈관 문제, 조기 사망과 같은 감정과 관련된 정신적, 육체적 건강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롭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 때라고 CNN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홀로된다는 것이 외로운 것인가?

미국 시카고대 전국여론센터(NORC)의 루이스 호클리 수석연구원은 “한 종으로서 인간은 다른 종들과 함께 있어야 번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개인이 공동체의 한 부분을 느끼기 위해 얼마나 많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접촉이 필요한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며 한 사람의 인생 단계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의 노인학 임상 프로그램 부소장인 칼라 페리시노토 교수는 “가장 외로운 사람은 혼자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라면서 하지만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클리 연구원은 “고독과 고립을 구분할 때 감안해야 할 것은 외로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지, 얼마나 많은 집단에 속하는지 같은 양적인 것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독과 고립 간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매우 강한 것은 아니다”면서 “독신으로 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홀로됨을 느끼는 것을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외로움을 퇴치하기 위한 사회적 접촉에서는 양보다 질이 훨씬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페리시노토 교수는 “주변 상황만 살피고 그것과 어떤 감정과 연관되어야 하는지를 추측하기보다는 정말 외로운지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고독을 선택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약간의 고독을 곁들인 삶을 결코 불행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독이 반드시 외로움과 동일시되지 않는 것처럼, 상호작용도 모든 사람에게 충만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호클리 연구원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 있고 고독한 영혼이 되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홀로 있지 않는데 왜 외롭지?

당신의 소셜 미디어에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파티 사진이 가득 차 있더라도, 당신이 가는 곳마다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이 넘쳐나더라도 뼛속 깊이 파고드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페리시노토 교수는 “아무리 사교적인 사람일지라도 찡한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이를 극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호클리 연구원은 사람의 주요 연결유형에는 3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친밀한 연결, 관계적 연결, 집단적 연결이다. 외로움은 그 3가지 연결 중 하나가 결여됐을 때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친밀한 연결은 연인처럼 누군가 당신과 너무 긴밀해 당신의 정체성의 일부가 그들의 정체성과 얽히게 되는 경우다. 관계적 연결은 가까운 친구나 신뢰관계가 두터운 사람에게서 느끼는 연대감이다. 집단적 연결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소속감 같은 것이다.

따라서 “외로움을 느낄 때 이 3가지 연결유형 중 무엇이 끊어져서 오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클리 연구원은 설명한다. “그런 다음 이러한 관계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페리시노토 교수는 조언했다. 그 관계가 과연 나에게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인지, 합목적적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인지,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관계인지를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이 갈망하는 연결고리와 이미 맺고 있는 관계의 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용한 첫 단계이지만 그 다음은 당신의 주체적 선택이 중요하다. 페리시노토 교수는 “어떤 사람에게는 단 한 사람과의 깊고 의미 있는 관계가 중요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낯선 사람과 접촉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저마다의 문제에 모두 들어맞는 만능 열쇠는 없다”고 조언했다. 공항 바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이와의 깊은 대화, 단골 커피숍에서 메뉴를 주문할 때 서로를 알아보는 미소, 오랜 친구와의 통화, 파트너와 더 많은 신뢰와 개방성 구축 중에 무엇이 더 도움이 되는 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페리시노토 교수는 “외로움에 대해 공개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조차 고독에 대항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호클리 연구원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연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내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다른 사람이 잘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심해진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라”라고 조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의 맷 판텔 교수(소아과)는 “그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자원도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친구나 가족이 없어 외롭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이를 촉진하는 많은 단체가 있다”며 “이러한 기관 중 다수는 팬데믹으로부터 안전하거나 더 안전하도록 변화했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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