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줄고 홍콩은 늘고...정점 찍고 누그러져
5개월 만에 홍콩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중국 본토의 '제로 코로나' 전략을 쫓고 있는 홍콩도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은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하루 20명 전후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반면, 홍콩은 최근 사망자가 전무했다. 하지만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73세 홍콩 거주자가 사망했다. 홍콩 병원 당국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 연관 사망자라고 밝혔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은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매우 적었다. 지금까지 총 1만 660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다른 비슷한 규모의 대도시에 비하면 적은 숫자다.
이는 홍콩이 중국 본토가 시행 중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인데 학교, 체육관 등 대부분의 장소에서 2명을 초과한 인원이 모이지 못하도록 금지해왔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외식을 하지 못하도록 했고, 각 가정에서의 사적 모임 역시 제한했다. 오는 24일부터는 쇼핑몰과 마트 출입 시 백신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강력한 방역조치는 확진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했으나, 동시에 사회·경제적 피해를 심화시켰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결국에는 엄격한 방역조치의 장벽이 뚫리면서 최근에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가 일찍 우세종화된 나라들이 먼저 안정화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자연 면역 인구 비율이 낮은 우리나라와 홍콩 등은 뒤늦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하루 10명 이하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홍콩은 새해 들어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5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먼저 확진자가 급증했던 미국, 영국, 호주 등은 확진자가 크게 줄었다. 1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었던 호주는 현재 2.5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확진자 100만 명을 돌파했던 미국은 25만 명, 2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영국은 8만 명 수준으로 1월 중순을 전후로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 ▲깜깜이 감염 증가 ▲자가검사키트로의 전환 ▲거리두기 및 방역패스 실효성 감소 등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이면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고, 이후 정점을 찍고 완화될 것으로 보았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르는 시점은 빠르면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될 것으로 추정돼 미국, 호주 등에 비하면 확산세가 누그러드는 시점이 한 달 반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