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울푸드 된장국, 건강하게 먹는 법 5
건강식으로 손꼽히는 된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가 나왔다. 메주를 띄워 재래식으로 만드는 된장 제품 33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콩으로 만드는 된장은 항암식품의 대표 격인데 오히려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뉴스에 황당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메주를 이용해 된장을 재래식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참에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된장국을 건강하게 먹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 된장에서 1급 발암물질 왜 나왔나
아플라톡신은 곡류나 콩류, 견과류 등에 곰팡이가 생기면 나오는 독소로 간 손상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호두, 땅콩 등 견과류도 보관을 잘못하면 아플라톡신이 생길 수 있으므로 냉동-냉장 보관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에 아플라톡신이 검출된 재래식 된장(한식 된장)은 일반 상점 등에서 판매하는 공장제품 된장과는 다른 것이다. 표기도 재래식은 ‘한식된장’, 공장제품은 ‘된장’으로 분류한다. 재래식으로 자연발효를 통해 만드는 메주와 된장에서 온도-습도 및 위생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에 아플라톡신이 발생할 수 있다.
◆ 된장이 항암 식품으로 손꼽히는 이유
된장은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로 콩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콩의 성분 가운데 항암 작용은 100-300mg이나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이 한다. 이소플라본은 화학적 구조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해 몸속에 들어가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에스트로겐이 유방암의 위험을 높이는 반면에 이소플라본은 호르몬이 아니면서 대체작용을 하기 때문에 유방암 위험을 떨어뜨린다. 이소플라본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험도 줄여준다. 콩에 함유된 제니스테인은 암세포의 성장을 방해하고 암 전이를 억제한다.
◆ 된장국 조리의 딜레마... 너무 짜! vs 싱거우면 무슨 맛으로
된장에는 소금이 들어가 짜다. 된장국도 밥하고 먹기 때문에 짠 맛에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짠 음식은 고혈압을 유발하고 위암의 대표적 위험요인이다. 어렸을 적부터 수십 년간 짠 맛에 익숙해져 있다면 중년에 접어들면 몸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나트륨 성분이 혈관 건강을 나쁘게 해 고혈압에 이어 심뇌혈관 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년 3만여 명이 고통 받는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19년 발표)에 의하면 2017년에만 우리나라에서 2만 9685건 발생해 암 1위를 기록했다.
◆ 된장국이 위암과 무슨 관계? “된장이 아니라 소금 때문입니다”
항암성분인 콩, 된장은 사실 아무 죄가 없다. 위암을 일으키는 것은 소금(나트륨) 성분 때문이다. 장기간 짠 된장이나 된장국을 자주 먹으면 나트륨 성분이 위벽을 끊임없이 자극해 염증이 생기게 하고 결국 위암으로 발전한다.
동물성지방이 많은 고기가 주식인 미국, 유럽 등은 대장암, 전립선암이 암 발생 1위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위암이 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인들의 아침 식단에는 일본식 된장국인 ‘미소시루’가 빠지지 않는다. 위암은 헬리코박터 균 감염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있지만 장기간의 소금 섭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 “된장국을 조금 싱겁게 하고 채소를 더 넣으세요”
된장국을 싱겁게 하면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조금씩 짠 맛을 줄여가는 게 어떨까? 우리 아이들의 미래 건강을 위해서라도 실천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짠 맛에 익숙해지면 여간해선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많은 것은 유전성 뿐 아니라 같은 짠 음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된장국에 배추, 버섯, 감자, 양파 등 항산화 효과가 많은 채소와 두부 등을 많이 넣는 것도 좋다. 채소에는 칼륨 성분이 많아 몸속에서 나트륨을 배출하고 몸의 염증을 줄여준다. ‘맛이냐, 건강이냐’ 우리 식단의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