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가 어른보다 코로나에 덜 걸리는 이유(연구)

사실은 아기의 면역체계가 어른의 면역체계보다 더 강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기들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에 많이 걸린다. 이 때문에 유아의 면역체계가 어른보다 더 약하고 덜 발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공정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아의 면역체계는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고, 새 병원체와 싸울 때는 어른의 면역체계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컬럼비아대 조지 H. 험프리 2세 교수(미생물학·면역학)는 “이는 유아가 어른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덜 감염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어른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을 기록했기 때문에 자주 아프지 않으나, 아기들의 경우 만나는 게 모두 새로워 다르다고 말했다.

험프리 2세 교수팀은 새로운 연구에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병원체에 반응하는 면역체계의 능력만을 테스트했다. 본질적으로 면역학적 기억이 기여하는 부분을 없앴다.

연구팀은 1대 1 비교를 위해 새끼 쥐와 어른 쥐 양쪽에서 병원균을 만난 적이 없는 ‘미감작’(naïve) T세포(면역 세포)를 수집한 뒤, 이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른 쥐에게 집어넣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끼 쥐의 미감작 T세포는 어른 쥐의 미감작 T세포보다 더 낮은 수치의 바이러스를 감지했다. 또 새끼 쥐의 미감작 T세포는 더 빨리 증식하고 감염 부위로 더 많이 이동해, 바이러스에 대한 강력한 방어막을 신속히 구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평등한 조건의 환경 하에서 유아 T세포가 바이러스 박멸 경쟁에서 성인 T세포를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아의 면역체계는 강력하고 효율적이며, 병원체를 초기에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유아의 면역체계는 어떤 측면에서는 성인의 면역체계보다 더 나을 수 있다. 많은 새로운 병원체에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경우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는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유아와 성인의 면역체계를 자연스럽게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 속도는 아기들의 경우보다 더 느리며,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더 많이 복제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T세포가 매우 강력한 어린 시절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효과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어린이들을 위한 더 나은 백신 설계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백신 제형과 용량은 모든 연령대에 같다. 연구팀은 그러나 어린 시절의 뚜렷한 면역 반응을 제대로 이해하면 어린이에게 더 낮은 용량의 백신을 쓸 수 있고, 이 연령대에 더 효과적인 백신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Infant T cells are developmentally adapted for robust lung immune responses through enhanced T cell receptor signaling)는 ≪사이언스 면역학(Sciece Immunolog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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