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치료제, 코로나19에도 효과있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중독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임상관찰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와 보스턴 어린이병원 연구진이 최근 온라인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한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뉴스 웹진 ‘헬스 데이’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최소 한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미국재향군인회 소속 참전용사 94만4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중 알코올중독 치료제인 디설피람(상품명 안타부스)을 처방 받은 2200여명의 코로나19 감염률이 34%나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조사대상자 중 3%가 사망했지만 디설피람 복용자 중에서는 사망자가 1명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조사는 관찰결과에 토대하기 때문에 디설피람과 코로나19 간의 구체적 인과관계까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추가적 임상시험과 연구에 바로 착수할 만큼 고무된 상태다. 연구진은 디설피람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효소의 생성을 방해하거나 고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코로나19의 증세악화를 억제하는 효력을 발생시키지 않나 하고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중간 수준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추가적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시험 결과가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적인 3상 시험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의 한명인 하버드대 의대 세포생물학과의 크리스 샌더 교수는 “디설피람은 용도 변경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면서 “(추가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면 세계 곳곳에 쉽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설피람은 60년 이상 알코올중독 치료제로 처방될 정도로 안전하고 저렴한데다 세계 곳곳에 보급돼 의사들에게도 친숙한 약물이기 때문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인터넷 주소(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59061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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