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 심부전 환자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줄인다"
심부전 환자의 심장근육에 줄기세포를 주입했더니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심장학회 온라인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텍사스심장연구소의 에머슨 페린 박사 연구팀의 발표를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뉴스 웹진 ‘헬스 데이’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페린 박사는 "줄기세포가 손상된 심장의 목표 부위에 주입되면 염증에 의해 활성화되고 유익한 생화학물질을 배출하기 시작한다"며 “줄기세포들이 심장 근육세포에 국소적 자극을 주는 한편 크고 작은 혈관들의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좌심실의 펌핑 기능에 문제가 생긴 진행성 심부전을 앓고 있는 자원자 537명을 모집했다. 그 다음 무작위로 선정된 절반의 환자 심장근육에 각각 1억5000만개의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이는 15~20번의 줄기세포 주사량에 해당한다고 페린 박사는 설명했다. 주사 부위는 심박동이 이뤄지긴 하지만 염증에 의해 그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심장근육을 찾아내는 위치파악 시스템을 활용해 선정했다.
이 치료법으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수를 크게 줄이진 못했다. 연구진은 대신 평균 30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심장 건강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시켰음을 확인했다.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모든 환자는 목숨을 잃지 않을 정도의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65% 감소를 경험했다. 염증 수치가 높은 참가자는 줄기세포 치료 후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79%나 낮아졌다. 또 염증 수치는 높지만 가벼운 심부전 증세(일상적 신체활동으로도 피로와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을 느끼는 정도) 환자의 심장마비 돌연사를 8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린 박사는 “의사들은 높은 수준의 염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가벼운 혹은 중간 정도의 심부전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에게 줄기세포 주입이 맞춤형 치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을 검토한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베일러의과대 윈터스심부전센터의 비켐 보즈커트 소장은 “줄기세포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잠재적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공하는 유망한 연구"라고 평가하며 추가연구를 통해 ”심부전환자 중에 줄기세포 치료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