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과 진통제 함께 먹으면 장출혈 위험(연구)

우울증 약을 진통제와 함께 먹으면, 갑자기 피를 토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항우울제(우울증 치료제)와 진통제를 함께 먹으면 장 출혈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레이튼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일반적인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를 함께 복용하면 장 출혈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환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 결과 10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셀렉사(Celexa, 성분명은 시탈로프람), 팍실(Paxil, 성분명은 파록세틴), 프로작(Prozac, 성분명은 플루옥세틴), 졸로프트(Zoloft, 성분명은 설트랄린) 등 SSRI 계열의 항우울제와 애드빌(Advil, 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 알리브(Aleve, 성분명은 나프록센) 등 NSAID 계열의 진통제를 함께 먹으면 위장 장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사이드 알람 박사는 “NSAID 계열의 진통제를 이미 복용 중인 환자가 SSRI계열의 항우울제를 추가로 복용할 경우, 상부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확률이 75%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부 위장관 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두 가지 유형의 약물이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알람 박사는 “NSAID는 위장관을 보호하는 성분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고, SSRI는 응고에 필요한 혈소판의 생성을 억제하며, 따라서 이들 약물의 조합은 출혈의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부 위장관 출혈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면 SSRI 계열의 항우울제 복용을 시작하기 전에 NSAID 계열의 진통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그 복용량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뉴욕 레녹스힐병원 엘레나 이바니나 박사(신경 위장병학 및 운동)는 “SSRI 계열의 항우울제는 혈소판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위의 산도를 높이기 때문에, 소화성 궤양을 일으켜 위장관 출혈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자나 의사 모두 위장관 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약물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의사는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이들 약물의 조합을 대체할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장 출혈을 일으킬 경우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대변 색이 검거나, 피를 토하는 각혈 등의 증상을 보이나 일부 출혈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피로감을 느끼거나, 운동을 할 때 숨이 가쁘거나, 현기증 등 빈혈 증상을 보이는 것도 위장 출혈의 신호일 수 있다.

의료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스피린과 항응고제는 NSAID의 복용과 관계없이 위장 출혈의 위험을 높이며, 이는 응고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세로토닌이 혈소판 기능을 손상시키는 SSRI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그 내용은 동료심사 저널에 발표될 때까지 예비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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