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팔엔 독감, 다른 팔엔 코로나 주사"...코로나 합병증 위험 낮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아직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독감 시즌이 다시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독감 예방 접종도 꼭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 권장 사항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이 논문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독일,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7만 4700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당시, 최근 6개월 사이에 독감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집중치료실에 입원할 가능성이 20% 더 낮았다.
독감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그룹은 코로나 합병증으로 응급실에 갈 가능성이 최대 58%, 뇌졸중 발병 위험 역시 최대 58% 더 높았다.
단, 독감 주사가 코로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거나 면역력을 증진시켜준다기보다는 독감 주사를 맞는 사람들의 행동 특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독감 주사를 맞는 사람들은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평소 건강에 더욱 신경 쓰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독감 예방 접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가 겹친다면 동시에 맞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부스터샷 접종을 할 예정에 있는 사람 역시 같은 날 독감 주사를 맞아도 된다. 코로나 백신 접종 14일 후 독감 주사를 맞으라는 앞선 지침과 달라진 내용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한쪽 팔에는 독감 주사를 맞고, 다른 쪽 팔에는 코로나19 주사를 맞는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독감 예방 주사는 언제 맞는 게 가장 좋을까? 독감 바이러스는 12월부터 2월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니, 10월 정도부터는 맞는 편이 좋다. 접종 후 항체가 생기기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주사의 효과가 약해지니 지금이 독감 주사를 맞기에 적당한 시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중증률과 치명률 등을 지난해부터 감시하고 있는데, 사실상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도 매년 국내에서만 수백 명씩 발생한다. 2018년에는 720명, 2019년에는 252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미국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매년 수만 명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는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4분기에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 예정인 만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느슨해질 수 있다. 따라서 독감 환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제때에 독감 주사를 맞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