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9∙11테러 소방대원, 갑상샘암 위험 2배
2001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9∙11테러 당시 현장에서 근무한 소방대원은 그렇지 않은 소방대원보다 갑상샘암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더 높았고, 평균 4년 더 일찍 암으로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9∙11테러 현장의 소방대원들이 폴리염화비페닐(PCB),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 석면, 황산, 벤젠, 비소 등 각종 유독물질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9∙11테러 현장에서 근무한 뉴욕시 소방대원 1만 786명의 새로운 발암 사례와 근무하지 않은 소방대원 8813명의 발암 사례를 비교했다. 또 소방대원들의 건강을 2016년 12월 31일(또는 사망일)까지 집중 관찰하고, 암 발병률을 미국 일반인 남성과 비교했다.
9∙11 테러 당시 근무한 소방대원 841명에서 총 915건의 암이, 근무하지 않은 소방대원 909명에서는 총 1002건의 암이 각각 진단됐다. 연구팀은 흡연, 군사 전투 참여 경험 등 잠재적인 영향 요인을 감안해 분석했다.
그 결과 9∙11 테러 당시 근무한 소방대원은 그렇지 않은 소방대원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13%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립샘암에 걸릴 위험은 39% 더 높았고, 갑상샘암에 걸릴 위험은 200% 이상 더 높았다. 또 암 진단 당시, 전이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암을 앓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 소방대원 두 그룹은 모두 전립샘암, 피부암(흑색종)의 발병률이 일반인 미국 남성들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소방대원의 건강을 더 면밀하게 관찰한 데 따른 ‘감시 편향’ 때문에 소방대원 사이에서 암 발병 사례가 더 많이 발견됐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립샘암 발병 위험의 일부는 소방대원들이 일반적인 소방 위험 외에 9∙11테러 현장에서 노출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건축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PCB 등 화학물질은 내분비 교란 물질로, 안드로겐(남성호르몬) 대사를 방해한다.
연구팀은 이는 관찰 연구이므로 원인을 정확히 밝힐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9∙11테러는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6분(현지시각, 한국 시각은 오후 9시 46분)에 발생했다.
이 연구 결과(Cancer incidence in World Trade Center-exposed and non-exposed male firefighters, as compared with the US adult male population: 2001–2016)는 《직업환경의학(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