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남성, 체외수정으로 아이 가질 확률은?
50세 이상의 남성은 체외수정(IVF)을 통해 아이를 가질 확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외수정을 통해 여성이 아기를 가질 가능성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성의 연령과 관련한 연구는 드물다. 미국 건강의학 포털 WebMD는 아기를 갖는 부부의 연령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참고할 부부가 많을 것이라며 8월 31일 이번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생식유전자보건센터(CRGH)의 가이 모리스 박사 연구진은 2009년 12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에서 냉동되지 않은 신선한 난자나 정자로 체외수정을 한 부부의 데이터를 토대로 남성의 출산 성공비율을 조사했다. 이 기간 CRGH에서는 총 2만4000회 이상의 체외수정이 이뤄졌지만 기준치를 충족한 약 5000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 5000회 약 40%만 출산성공으로 이어졌다. 아빠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출산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미만의 남성은 50%대, 36-40세 남성은 41%, 41-45세 남성은 35%, 46-50세 남성은 32%였다. 50세 이상의 남성은 아이를 가질 확률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30%에 불과했다.
임상 임신 비율, 임신 6~7주 무렵 의사가 아기의 심장 박동소리를 확인하는 비율도 아빠의 나이가 늘어날수록 감소했다. 아빠가 35세 미만인 부부는 50%대였던 반면 아빠가 50세 이상인 부부는 30%밖에 안됐다. 다행히 아버지의 나이가 유산의 위험성에 영향을 미치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이를 갖는 부모의 나이가 늘어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초혼 아빠의 평균 연령은 1975년 27세에서 2015년 31세로 증가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초산모의 평균 연령은 1970년 21세에서 2019년 27세로 증가했다. 또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임신통계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아기의 15%가 40세 이상의 아버지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대 랑곤의대 비뇨기과 전문의인 바비 B 나자리 교수는 “남성이 나이가 들수록 정자의 DNA가 분해될 가능성이 높아져 수정 가능성이 낮아지고 유산 위험도 높아진다”면서 체외수정으로 아기를 가질 때도 같은 문제에 봉착함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아버지의 연령이 높으면 출산 후 아이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여럿 있었다. 2009년 연구에서 나이가 많은 아버지를 둔 아이들이 중추신경계 기능 손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줬다. 2012년 연구에선 40세 아버지가 정신분열증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가진 아이를 가질 확률이 20세 아버지보다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연구 참여자들은 아버지의 정자에 새로운 유전적 돌연변이가 생길 위험이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필진들은 아버지의 나이가 많은 것이 유산 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8월 17일 북유럽 산부인과학회 연합회의 학술지인 ‘스칸디나비아 산부인과학 회보(AOG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