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혈관병의 그늘.. 올림픽 양궁 2관왕 가족의 눈물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에 오른 고교생 김제덕(17세) 선수의 애틋한 가족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아버지는 최악의 혈관질환인 뇌경색-뇌출혈을 모두 겪어 한쪽 몸의 마비로 고생하고 있다. 손자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투병중이다. 김제덕은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아 그에게 ‘그늘’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 김제덕 “건강 나쁜 아빠 직접 챙긴다”
김제덕(경북일고)은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냈다. 그가 21일 예능 프로그램(KBS2 '살림하는 남자들2')에 출연했다. 아버지 김철규 씨와 함께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찾는 장면이다. 6세 때부터 할머니 신이남(86세)씨의 보살핌 속에 자란 김제덕은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할머니는 비접촉 면회실의 유리를 통해 “너 (경기) 할 때 울었다. 할머니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뇌출혈을 세 번 겪었다. 원래 뇌경색이었는데 뇌에 출혈이 세 번이나 왔다. 왼쪽 몸에 마비가 오고 살도 30kg 이상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아들한테 잘해주지 못해 억장이 무너진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김제덕은 할머니에게 “아빠는 걱정 안 해도 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계속 아빠 신경 쓰고 있다. 제가 몸이 안 좋으신 아빠를 챙겨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무서운 뇌졸중.. 환자, 가족 모두 고생한다.
김제덕의 아버지가 투병 중인 병은 뇌졸중이다. 예전에 ‘중풍’으로 불린 병이다.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긴 질환이다. 혈관이 터져 혈액공급이 중단되면 ‘뇌출혈’, 혈류가 막히면 ‘뇌경색’으로 부른다. 뇌졸중은 매우 위험한 응급 질환이다.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빠른 시간 내에 뇌세포가 죽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회복되더라도 한쪽 몸이 마비되는 반신불수로 고생할 수 있다.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힘들어 진다.
◆ ‘혈전’이 문제.. 혈관이 막히는 이유
전체 뇌졸중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혈전’(혈액 덩어리)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서 발생한다. 뇌혈류가 줄거나 중단되면 뇌 조직이 죽게 되어 괴사에 빠진다.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이 있으면 심장 내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뇌동맥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앓으면 혈관벽에서 혈전이 잘 생긴다. 혈전이 점점 커져 혈관을 막거나 작은 뇌동맥에 자리 잡으면 뇌경색이 생긴다. 끝내 파열되면 뇌출혈로 진행된다.
◆ 주요 증상들.. 한쪽 마비, 언어-시각장애, 심한두통
질병관리청 의학정보를 보면 뇌졸중은 발생 즉시 심각한 증상을 느끼고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있지만, 발생 후 수개월 지나서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애매한 증상을 가진 경우도 있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초기증상은 한쪽 팔-다리-얼굴 아래 등 몸의 마비가 올 수 있다. 얼굴, 몸통, 팔다리의 감각에 이상이 생겨 남의 살 같거나 저리고 불쾌한 느낌이 생긴다.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하나의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등 시각장애도 나타난다. 어지럼증, 심한 두통, 구토 등도 주요 증상이다.
◆ 혈관병 예방법.. “당장 담배부터 끊으세요”
고혈압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고지혈증, 동맥경화에 이어 심장병, 뇌졸중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당뇨병도 위험 요인이다. 담배를 피우면 뇌졸중 위험이 3배 정도 높아진다. 유해물질이 많고 혈중 카테콜라민이 증가해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길거리 흡연이 여전하다. 간접흡연은 필터를 통하지 않은 담배연기를 마시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 소금 섭취를 줄이고,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절제해 고지혈증, 동맥경화를 막아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잘 해야 한다. 항산화물질이 많은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운동 등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