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는 아이 비만 위험 ↑ (연구)
어린이들은 충분히 자야 한다. 그런데 ‘몇 시간이나 자느냐’에 못지않게 ‘몇 시에 자느냐’ 역시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인들은 대개 늦게까지 깨어 있다. 어른들이 그런 생활을 하면 어린이들도 따라가기 마련. 문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면 필요한 만큼 자기가 힘들다는 것. 잠드는 데 곤란을 겪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수도 있다.
어린이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충분히 자지 못하면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기 쉽다. 최근에는 비만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가 여럿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콜로라도 대학교 등 연구진은 저소득층 가정을 관찰한 결과, 수면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필요한 만큼 자지 못한 어린이들은 살이 찔 위험이 컸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진도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취학 전부터 늦게 자 버릇한 어린이들은 청소년이 되었을 때 비만할 확률이 일찍 잠자리에 든 어린이들의 두 배에 달했다.
호주의 제임스 쿡 대학교, 퀸즐랜드 대학교 등 연구진은 5세에서 8세 사이의 어린이 1,250명을 대상으로 몇 시에 자는 것이 차이를 만드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밤 9시 30분이 넘어서 자는 습관을 지닌 어린이들은 7시가 넘으면 잠자리에 든 어린이들에 비해 3년이 지났을 때 몸무게가 평균 1.5kg~2.5kg 정도 더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야쿠트 파티마 교수는 원인 중 하나로 늦게까지 깨어 있다 보면 주전부리를 하기 쉽다는 점을 꼽았다. “야식은 대개 정크 푸드에 카페인 음료라서 살이 찌기 쉽다.”
생리학적인 이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늦게 자다 보면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것은 기본, 호르몬 분비나 포도당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체내 생체 시계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파티마 교수는 “도시에 사는 부모들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아이가 아직 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라면 늦어도 9시에는 재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Late bedtime and body mass index gain in indigenous Australian children in the longitudinal study of indigenous children)는 '소아과 기록(Acta Paediatrica)' 저널이 싣고 호주의 비영리 매체 ‘더컨버세이션’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