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두통 생긴다? (연구)
비만은 당뇨병, 뇌졸중, 관절염 등 각종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그런데 비만하면 실명 위험이 따르는 두통에도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완지 대학교 연구진은 2017년, 웨일스에서 특발성 두개골 내부 긴장 항진(IIH) 진단을 받은 1,765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중 85%는 여성이었다.
특발성 두개골 내부 긴장 항진이란 뇌와 척수 주변의 체액이 두개골에 축적된 결과, 혈압이 높아지면서 머리가 아픈 병을 가리킨다. 눈 뒤쪽 시신경에 압력이 가면 시야에 맹점이 생기거나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환자의 체질량 지수(BMI), 경제적 지위 등을 살폈다. 그 정보를 건강한 이들과 비교한 결과, 살이 찔수록 발병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제적 지위는 체중과 상관 없이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쳤다. 특발성 두개골 내부 긴장 항진에 가장 취약한 건 가임기의 비만 여성이었다.
2000년대 접어들어 웨일스에서는 특발성 두개골 내부 긴장 항진 환자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2003년에서 2017년 사이, 유병률이 10만 명당 12명에서 76명으로 여섯 배 이상 늘어난 것. 같은 기간 웨일스의 비만한 인구 비율은 29%에서 40%로 증가했다.
저자 중 한 사람인 윌리엄 오웬 비크럴 교수는 “이건 웨일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1975년에서 2016년 사이, 세계적으로 비만한 인구 비율은 세 배로 늘어났다. 그는 “특발성 두개골 내부 긴장 항진을 비롯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ncidence, Prevalence and Healthcare Outcomes in 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A Population Study)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이 싣고 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