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시간 보는데, 7.5ℓ 물 사용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장이 문을 닫고 교통량이 줄어든 까닭에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은 현저하게 감소했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 여전히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여가를 즐기고 원격(재택)근무 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자원, 보호, 재활용(Resources, Conservation & Recycling)’ 저널에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지구에 남기는 환경발자국에 대해 분석한 연구가 게재돼 관심을 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처음 봉쇄령이 내려진 3월 이후 인터넷 사용량이 20% 이상 치솟았다. 단 1시간의 화상 회의나 스트리밍 동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150g~1,000g에 이른다(자동차에 사용되는 약 1리터의 가솔린이 배출하는 양이 약 8,887g).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에도 계속 같은 수준의 사용량을 기록할 경우 인터넷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 인디애나 주 사이즈 2배 크기의 숲이 필요하다. 또한 그 데이터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데에는 올림픽 경기장 수준의 수영장 300,0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을 만큼의 물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이즈에 달하는 땅이 필요하다.
줌은 카메라 꺼두기만해도 OK, 넷플릭스는 고화질 보다 표준화질로
또한 연구진은 인기있는 18개의 플랫폼을 대상으로 데이터 1기가바이트에 대한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생태발자국을 계산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가 세 가지 모두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소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당 약 28제곱센티미터의 땅과 7.5L 정도의 물을 사용하고 440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 뒤이어 영상플랫폼 줌(Zoom), 틱톡(TikTok), 왓츠앱, 페이스북 순서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앱 이용 시 비디오를 많이 사용할수록 환경발자국이 더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줌 한 번 사용 시 단지 카메라를 꺼두기만 해도 약 5.5L~ 11L 정도의 물과 18 제곱센티미터 정도 크기 땅에 해당하는 자원을 아낄 수 있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고화질 대신 표준화질로 보는 것만으로도 환경발자국을 최대 86%까지 줄일 수 있었다.
연구 주저자인 예일 맥밀란 센터의 환경과학자 카베 마다니는 “이들 플랫폼이 사용자의 동의도 없이 당신이 지구에 남기는 환경발자국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나라별로도 환경발자국을 조사했는데, 독일의 경우 탄소발자국은 국제 중간값에 한참 못 미치지만 에너지 생산에 대한 생태발자국은 국제 중간값 두 배가 넘었다. 미국은 인터넷 처리와 전송에 국제 중간값보다 10% 정도 높은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내지만 물발자국과 생태발자국은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한 가지 종류의 환경발자국에만 초점을 맞추면 다른 부분은 놓칠 수 있어 환경에 미치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양의 전기는 심각한 환경비용을 야기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탄소발자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인터넷 인프라와 관련해서 물과 땅의 사용까지 분석한 데 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