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격리하고 나머지는 코로나 이전으로?

[사진=fstop123/gettyimagesbank]
코로나 19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조치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령자, 기저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을 분리하여 보호하되, 좀처럼 감염되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증상이 가벼운 계층은 일상으로 돌아가 경제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이런 주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론을 소개했다.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과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게 골자다.

우선 연령별로 살펴보면 젊은이들은 코로나 19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지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젊은이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미국의 경우 연령 49세 미만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병원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하게 앓는 사람은 23%에 달한다.

지병이 있는 이들도 코로나 19에 걸리면 더 위험하다. 심장병, 고혈압, 당뇨, 치매 등을 앓는 이들이 그렇다. 그러나 기저 질환이 없는 코로나 확진자 중에도 8%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다.

만약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취약 계층을 분리하더라도, 나머지가 팬데믹 이전처럼 자유롭게 왕래하고 접촉한다면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기저질환도 없고 젊지만 중증인 환자들이 속출하여 가뜩이나 과부하가 걸린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

게다가 취약 계층을 분리한다는 발상도 비현실적이다. 요양원 등을 코호트 격리한다 쳐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의 21%는 자손들과 함께 살고 있다. 강제로 가족을 분리하지 않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과 전파는 피하기 어렵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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