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같은 쪽 발목을 삘 때
운동 중 입는 가장 흔한 부상이 발목을 삐는 것이다. 계단이나 울퉁불퉁한 자갈길 등에서 발을 헛디뎠을 때 발생하는 발목 염좌는 한 번 삐면 계속 같은 쪽만 삐게 된다는 점에서 고약하다.
삔 발목을 계속 접질리면 보통 “발목이 약해져서 그렇다”고 여기기 쉬우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자기수용 감각(proprioception)이 손상된 탓이다. 자기수용 감각은 예컨대 눈을 감고도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를 만질 수 있는 신체 부위의 위치에 대한 감각이다.
발에 적용하자면 바닥을 내려다보지 않고도 직선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감각, 즉 발이 언제 어느 위치에 놓여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이다. 걸음마를 막 배운 아기들은 이 감각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 발을 내디딜 때마다 자기 발끝을 신기한 듯 바라보곤 한다.
자기수용 감각 수용체는 발목 등 몸의 하중을 받치는 관절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염좌가 생기면 이 수용체가 손상된다. 수용체가 손상된 발목은 신체 균형을 똑바로 잡는 능력이 약해져 유사시 또 발을 헛디뎌 접지를 위험이 커진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반복적 염좌는 평생을 간다. 우선 발을 삔 직후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 부상 직후 충분히 얼음찜질을 하면 붓기와 염증반응을 가라앉힐 수 있다. 15분간 얼음주머니를 대고, 15분간 휴식하는 방법을 반복한다. 더운 찜질은 금물이다.
그 후에는 발목을 심장보다 높은 곳에 올려둔다. 서거나 앉았을 때 발목에 피가 고이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좀 나았다 싶을 때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강도는 평소보다 약하게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달리기를 한다면 고갯길이나 자갈길보다는 평지의 평탄한 길에서 하는 게 좋다.
완전히 나았다는 기분이 든다면 이제 자기수용 감각을 회복할 차례다. 운동용 고무 밴드를 활용하면 좋다. 다리를 펴고 바닥에 앉아 다친 다리를 다른 다리 위에 올리고 발에 고무밴드를 건다. 적절한 부하가 생기도록 밴드를 당기면서 발끝을 엄지발가락 반대 방향으로 튼다. 이 동작을 15회 반복하는 세트를 세 번 시행한다. 무리가 가지 않는 한에서 밴드 강도와 반복 회수를 늘린다.
외발 서기도 도움이 된다. 부상을 입은 쪽 다리로 1분 동안 서서 중심을 잡아본다. 균형이 잘 잡히면 눈을 감고 시도한다. 익숙해지면 베개를 밟고 외발로 선다. 그것도 익숙해지면 눈을 감고 서본다.
중심을 잘 잡을 수 있게 되면 옆으로 뛰기, 뒤로 걷거나 뛰기, 8자 달리기 등의 민첩성 훈련을 이어간다. 크고 완만한 궤적으로 시작해서 좁고 가파른 궤적으로 좁혀가며 훈련의 강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