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출석한 정은경 청장 "독감 백신 관리 미흡에 송구하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열린 7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상온 노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질병관리청이 '청'으로 승격되자마자 이 같은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질병관리청의 위상이 인력 규모나 업무 면에서 굉장히 커졌다"며 "하지만 독감 백신 상온 노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의료계에 큰 혼란을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유통 관리가 미흡해서 예방 접종 일정이 지연되고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답했다.
앞서 6일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합동 브리핑을 통해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단, 무료접종용 백신 539만 도스 중 부적절한 온도에 노출돼 효력이 떨어졌을 것으로 의심되는 48만 도스는 수거 조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남 위원은 수거 조치를 취한 백신을 제외한 나머지 도스에 대해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다양한 조사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고 효력에는 일부 문제가 있을 것 같아 48만 도스를 수거 조치했다. 나머지 도스에 대해서는 효력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예방접종심의위원회 일정 조정을 통해 다음 주부터 접종을 재개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난 12건에 대해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하면 많게는 10~15% 정도는 접종하는 부위가 아프거나 미열이 있거나 경미한 이상반응이 원래 보고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달 백신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조사를 했고, 현재까지는 12건 모두 회복된 것으로 알고 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 현재 이상 반응이 크게 보고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남인순 위원은 "처음에는 상온 노출 의심사례가 없다고 했다가 접종사례가 3000건이 넘게 나왔다"며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것을 통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지, 또 국가예방접종 중단을 결정했는데도 일부 의료기관이 이를 어기고 접종했다.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신뢰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청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가예방접종에 대한 조달 방식과 콜드체인 유지에 대한 유통 체계 개선, 의료기관 접종관리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범부처적으로 식약처와 개선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백신 조달 계약 방식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현재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의 조달 계약업체로 입찰하려면 5개 이상의 백신제조업체의 공급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올해 여러 차례 유찰이 반복됐다. 이와 관련, 정은경 청장은 "올해 초부터 연구용역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조달 계약 방식과 백신 공급 방식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계기로 조달 계약에 대한 부분과 백신 공급 체계에 대한 개편안을 만들어 보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