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로 안구 길어지면, 망막병증 위험 커져
근시로 안구길이가 증가하면 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은 '근시 망막병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까이 있는 물체는 또렷하게 보이지만 멀리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 않는 근시의 정도가 심한 질환을 고도근시라 한다. 고도근시는 시력을 상실할 수 있는 망막박리나 황반변성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김윤전 교수팀은 고도근시를 가진 52명과 근시가 없는 52명의 눈 황반부 망막과 맥락막 미세혈관의 특징을 분석해 고도근시일 때 황반부의 망막 혈관밀도가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런 변화는 망막두께의 감소 및 안구길이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정상적으로 혈관이 존재하지 않는 중심와무혈관영역은 평균적으로 근시안(0.39±1.3㎟)에서 정상 눈(0.31±1.0㎟)보다 넓었고 둘레 또한 더 길었다. 또, 황반 중심와주변부의 망막 표층 모세혈관망의 혈관밀도는 근시안에서 52.7%로, 정상 눈(54.8%)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돼 있었다.
근시안에서 초점이 맺히는 황반 부위의 혈관밀도 감소와 무혈관영역의 변화는 안구길이 증가와 비례했다. 이는 근시안에서 나타나는 혈관밀도의 감소가 결국 안구길이의 증가로 혈관이 기계적으로 당겨짐으로써 발생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근시성 황반변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고도근시가 있는 눈의 혈관변화를 빛간섭단층촬영 혈관조영술(OCTA)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안구 길이 증가에 따른 근시 망막병증의 초기 병태생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특히 근시에 의한 병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맥락막 두께의 감소는 맥락막 모세혈관의 변화와 관련이 크지 않아, 모세혈관보다는 큰 혈관 구조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시력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야외활동 감소, 독서, 스마트폰 기기 사용 등 근거리 시야가 주된 원인이다. 고도근시가 있는 눈은 정상일 때보다 망막과 시신경이 약한 경우가 많고, 망막박리나 눈의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의 변화로 시력장애가 오는 황반변성의 발생 위험이 높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윤전 교수는 "망막박리나 황반변성의 주요 위험인자인 고도근시로 인한 혈관변화 분석을 통해 근시 망막병증의 초기 병태생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근시의 정도가 심할수록 그리고 안구의 크기가 크고 망막조직이 얇을수록 중심부 혈관변화 및 주변부 망막변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고도근시 환자는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이러한 변화가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안과학회지(Korea Journal of Ophthalmol)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