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항체 생겨도 재감염 가능?
‘그럴 수 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입장이다.
WHO는 24일 발표한 지침에서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생긴 사람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항체가 생겨도 재감염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 보건당국의 입장도 조심스럽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코로나19 입원환자 2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원에게 중화항체가 생겼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중화(무력화)한다. 그러나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2차 유행이 오면 방패 역할을 상당히 한다는 의미지만, 100% 막아줄지는 아직 모른다”고 질본은 선을 그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대규모 항체 검사가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확진자가 아닌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무작위 검사다. 국민 중 몇 퍼센트가 경증 혹은 무증상으로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는지 가늠하겠다는 것.
항체 생성 여부는 이동 제한조치 등을 해제하는 팬더믹 출구전략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항체가 생성됐고, 그래서 면역력이 생긴 사람이라면 먼저 의료현장이나 폐쇄된 일터에 복귀할 수 있다. 항체 검사를 통해 ‘면역 확인증’을 발급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무작위 항체 검사를 기획하고 있다.
남는 문제는 하나다. 항체 검사는 믿을만한 걸까? WHO와 각국의 전문가들이 이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은 아직 매우 조심스럽고 유보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캘리포니아 대학교 등의 과학자 50여 명이 그동안 발표된 14건의 항체 검사를 검증했다. 14건 중 3건만이 일관된 결과를 내놓았으며, 가장 우수한 분석에도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검사기법과 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한 결과들을 아직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인 셈이다.
한국의 경우, 보건당국이 사용을 승인한 코로나19 항체 검사법이 아직 없다. 그래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검사법이 정교해지면 항체 양성률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확진자 규모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항체가 생긴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항체의 방어력이 충분한지, 그 방어력은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밝혀야 할 숙제다.
항체가 생기면 면역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확실한 면역력이 생기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나온 결론은 여기까지다.
[코로나맵=이동훈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