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생들의 ‘섬망의 치료와 예방법’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게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윤영욱) 학부생들이 주도한 ‘섬망의 치료와 예방법’ 연구논문이 SCI급 국제 저명학술지에 게재됐다.
지난 2월 고대의대를 졸업한 임혜창, 김민서 군은 정신건강의학교실 한창수 교수(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과 함께, ‘섬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리학적 중재의 비교 효능 및 수용 가능성: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실습(원제: Comparative efficacy and acceptability of 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for treatment and prevention of delirium: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을 최근 정신건강분야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IF=3.917)'에 게재 승인됐다.
연구팀은 네트워크 메타분석 방법을 이용해 기존 섬망 치료 또는 예방 약물들의 효능 및 우선순위를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기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던 고역가 항정신병약물의 사용이 섬망 치료나 예방에 있어 우위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은 섬망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작용을 주의해야 하며, 내과 질환에 의한 중환자실 섬망에는 경구 라멜테온(Ramelteon)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내과적 섬망 및 수술 후 섬망에 대한 단일한 치료법으로서는 고역가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하기보다 환자 증상 및 신체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임혜창 군이 의학과 2학년, 병환중이였던 할머니를 떠나보내면서 느꼈던 아픔에서 시작됐다.
임혜창 군은 “지병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던 할머니가 섬망증상이 눈에 띄게 심각해졌고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갑작스런 증상악화와 함께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실습도중 섬망의 위험인자와 섬망환자들에게 쓰이는 여러 항정신병 약물 치료제들의 효과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 동기와 교수님들께 도움을 청해 연구를 시작했다”며, “연구 내내 공부를 핑계로 할머니 곁을 더 지켜드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안타까워했다.
함께 연구를 주도한 김민서 군은 “어찌 보면 무모할지 모르는 도전을 한창수, 한규만 교수님들께서 흔쾌히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셨다”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봐주시고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연구진을 이끌었던 한창수 교수는 “주제 선정부터 논문 작성까지 본인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해서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대의대생들이 항상 도전적인 자세로 연구 영역을 확장시켜 융합적 사고를 하는 의사과학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