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닥 건강상담] 소변발이 예전 같지 않다면…전립선 비대증?
베닥 건강상담 9화
출연: 민권식 부산 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윤수은 칼럼니스트
사연: 40대 중반 남성입니다. 얼마전부터 소변보기가 힘이 드네요. 소변을 조금씩 자주 보기도 하고, 잔요감도 있고...찾아보니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맞나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20대 때부터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오긴 해서 불안하긴 합니다. (5.16 정도 나왔었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맞다면 어떻게 치료 해야 하죠? 수술해야 하나요? 전립선에 좋다는 약들 광고 많이 하던데 그런 것 먹으면 확실히 좋아질까요?
□ 윤 작가 : 근데 사실 60대 절반이 걸리는 병이라면서요, 전립선 비대증.
■ 민 교수 : 대개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40대 40%, 50대 50%, 60대 60%, 70대 70%. 좀 거칠게 표현했는데, 거의 맞아요. 대신 전립선 비대증이 있다고 해서 꼭 치료하는 건 아니에요.
□ 윤 작가 : 그래요? 하여튼 불편하잖아요.
■ 민 교수 : 우리가 잘못 표현한 거죠. 전립선 비대증이라는 건 전립선이 커진 상태를 말합니다. 커졌다고 다 증상이 있지 않아요.
□ 윤 작가 : 근데 (전립선이) 커지면 호두 사이즈 정도 크기가 되는데 이게 누르기 시작하면, 잔뇨감,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나중에는 방광결석 · 요로감염으로 발전된다.
■ 민 교수 : 논리적으로는 그런데 전립선 정상 크기가 한 15g에서 20g 정도 되거든요. g(그램) 이라기보다는 mL(밀리리터), 부피를 따지는 게 맞죠. 그런데 200mL인 사람은 제가 1년에 한 번 두 번 보기 힘들 정도의 크기에요. 근데 그런 사람도 별로 증상이 없어요. 최저나 조금 높은, 그 정도 단계의 약만 처방해줘도 ‘어우, 난 좋다’고 (말씀하세요). 그만큼 전립선의 크기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아요. 40대 40%(가 전립선 비대증이)면 우리 3, 4명 앉아서 술 먹고 있을 때 둘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안 받고 있거든. 왜? 받아야 할 사람이 있고 안 받아도 될 사람이 있고. 그래서 과거에는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너무 알려져 있으니까 우리가 그렇게 말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하부 요로 증상’이라는 말을 쓰는 게 맞는 말이에요. ‘하부 요로’라면 방광, 그 밑에 소변 나오는 요도, 당연히 남자 같으면 전립선이 포함되어있고. 요 부분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배뇨 증상을 ‘하부 요로 증상’이라고 해요. 상부 요로는 콩팥, 요관을 말하는 거고. 그래서 ‘하부 요로 증상’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데 그것도 환자한테 설득시키려면 너무 힘들어, 바쁜 외래에서. 그러니까 그냥 전립선 비대증이라 얘기하고 마는 거죠.
□ 윤 작가 : 홈쇼핑 채널 보면 요즘 전립선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정말 한 5분에 한 번 나올 정도로 광고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쏘000 제품.
■ 민 교수 : 방송 내용만 봐도 콸콸 쏟아지는 거 보면 마음이 혹 해지죠. 그 제품이 사실은 효과가 있을 수 있죠. 성분 자체는 효과가 있는 성분이에요. 전립선이 일종의 괄약근 역할을 하고 있는데, 괄약근 역할이라면 조이겠죠. 전립선 안쪽으로 요도가 지나가니까 이 부분이 수축하면 조이니까 요도가 눌리는 증상이 있단 말이죠. 그런데 이걸 풀어주는, 소위 말하면 ‘알파 차단제’ 의 성분들이 (건강식품에) 좀 들어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은 드는 거죠. 과거에 생약에서 성분을 추출해서 약을 만들 듯이, 가능한 얘기인데 그 정도가 너무 약해요. 예를 들면 비아그라 성분이 커피에도 있어요. 발기를 시킬 수 있는 성분이 커피에도 있는데 너무 미약한 거죠. 어떤 분들은 커피 먹고 성욕이 좀 일어서 커피 마신다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사람들 1000명이 다 커피 마신다고 그러한가? 전혀 아닌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와 있는 약은 사실은 약이 아니고 식품입니다. 그래서 처방을 받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건데. 만약에 그 약이 정말 좋았다면 벌써 의사들이 처방을 냈을 거고요. 약품으로 들어와야죠. 약품으로 안 들어오는 이유는 식품으로써 효과가 있던 없던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의 내용입니다.
□ 윤 작가 :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보통 두 가지 아닙니까?
■ 민 교수 : 일반적으로는 방금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요도를 틀어막으니까 소변을 못 눌 거라는 거죠. 그래서 나타나는 증상, 소변을 잘 못 보는 증상이죠. 예를 들어 소변 누려고 가서 섰는데 금방 안 나와요. 좀 기다려와 나오죠. 그래서 나오기 시작했는데 찔찔 약하게 나오는 거에요. ‘약뇨’라고 하죠. 소변을 보다가 잘 안 나오니까 힘을 주죠. 아랫배에 힘주면서 보는 거에요. 힘주고 보다가 숨 들이 쉬어야죠. 숨을 쑥 들이쉬려고 하면 힘을 못 주잖아요. 그러면 소변이 끊어집니다. 다시 힘주면 나오기 시작하고. 그런 증상을 ‘단속뇨’. 소변이 끊어 진다는 거죠. 그리고 가장 심한 증상. 소변이 안 나와요. 그래서 응급실로 쫓아 가서 소변을 빼내야 하는 경우도 있죠.
□ 윤 작가 : 그런 분 같은 경우에는 이미 치료제를 드시고 계시겠죠? 그 정도 증상까지 가면?
■ 민 교수 : 아니요. 그러지 않은 분들이 있어요. 왜냐하면 전립선이 커지는 게 워낙 천천히, 나이에 의해서 커지다 보니까 조금씩 나빠져요. 익숙해지는 거죠. 나이 들면 으레 이런 거야. ‘내 아버지도 그러셨고 장인도 그러셨는데 내가 이 나이 돼서 문제 될 게 있나’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평상시에는 소변을 잘 누다가 문제가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겨울이 된다든지, 물을 많이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거나 술을 먹었을 때. 그럼 방광이 찬 줄을 모르고 넘어가요, 얘기한다고. 세 번째가 소변을 지나치게 많이 참을 때.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내릴 수 없고 자꾸 말 끊기 미안해서 억지로 참는 경우. 그 다음에 감기약. 감기약은 전립선에 있는 근육을 조이는 효과가 있어요. 감기약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 감기약 중 일부가. 이런 약재를 먹었을 때는 갑자기 딸깍 막혀서 (소변이) 안 나옵니다. 어떻게 해서든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러면 할 수 없이 응급실 찾아오시는 거죠. 바늘 넣어서 빼내고. 바늘 넣어서 빼내고 나면 또 잘 나온다고 해서 안 오세요, 병원을. 그렇게 반복하시는 분이 있어요.
□윤 작가 : 이 제보자 같은 경우는 정확하게 수치까지 말씀해 주셨어요. 5.16정도 PSA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죠?
■ 민 교수 : 이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병원마다 약간씩 PSA 정상 수치가 다릅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4미만이 정상이고 4이상은 비정상이라고 하는데, 이 비정상의 의미가 뭔가 하면 전립선암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암이 있다가 아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어쩌라는 얘기냐. 전립선 조직검사를 해서 암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수치예요. 근데 문제가 뭔가 하면, 4미만이라서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암이 있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전립선암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하는 의사는 2.5이상이면 조직검사를 하자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의사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는데 2.5에서 조직검사를 하는 게 맞느냐 4가 맞느냐는 여기서 논하기에는 좀 복잡한 얘기인 것 같고요. 어쨌든 4 이상이기 때문에 5.16이라면 전립선암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근데 나이는 좀 젊거든요. 40대 중반이면 암이 있을 가능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또 알 수 없어요. 제가 경험한 전립선암의 최저 나이가 39세입니다. 그 사람은 본인이 검사를 하고 싶어 했는데 전립선암이 발견됐어요. 왜 부모님이 전립선암이 있으셨던 분이었거든요. 가족력이 있으셨던 분인데. 저 말고 다른 분의 경우를 보면 36세에 전립선암이 나온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도 아마도 아닐 가능성이 높겠지만 100%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거죠. 때문에 소변에 관계되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의사와 상의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