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한 아이, 심부름값 줘야 하나요?"
아이가 능동적이고 생활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집안일을 돕는 습관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아이가 집안일을 하고 난 뒤 심부름값을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것이다.
돈을 줘야 한다는 입장은 집안일도 노동이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대가를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반면 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은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편이 좋을까? 금융 전문가와 아동 전문가들이 미국 언론매체 허프포스트를 통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한 팁을 전달했다.
◆ "심부름값 굳이 줄 필요 없다"
집안일은 엄마의 몫이 아니라 가족 모두 함께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굳이 용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들은 심부름과 별도로 매주 혹은 매달 한 번씩 용돈을 주면 된다고 설명한다.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특정한 대가를 기대하고 하는 노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가 돈에 대한 개념이 아직 부족하거나 돈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집안일을 하면 보상으로 돈을 받는다는 사실에 대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즉 돈을 심부름의 동력으로 삼지 말고, 심부름은 심부름대로, 돈은 돈대로 가치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이가 자신의 용돈을 저금할 것인지, 소비할 것인지, 기부할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개념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이들은 아이가 심부름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돈을 주지 않는 것보다 다른 방법으로 벌을 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TV 보는 시간을 제한한다거나 밖에 나가 노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집안일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심부름값은 주는 것이 맞다"
이 의견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매주 혹은 매달 특별한 이유 없이 용돈을 주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보다는 뭔가 보람된 일 혹은 좋은 일을 했을 때 용돈을 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는 것.
가령 아이가 스스로 이를 닦았다거나 침구를 정리하는 등 좀 더 사적인 영역의 일을 했을 때와 분리수거를 돕거나 공동구역을 정리했을 때처럼 집안일을 했을 때 주는 용돈의 양을 차별화할 수 있다.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행한 이타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약간의 용돈을 더 줄 수도 있다. 일의 종류나 강도, 시간 등에 따른 차별 지급한다는 것.
아직 돈 관리가 서툰 어린 아이일 때는 주 단위로 심부름 값을 계산해주고, 고등학생처럼 아이가 좀 더 성장했을 땐 월 단위로 계산해주는 방법도 있다.
공인 자산 관리사 그렉 머셋은 노동에 맞는 대가를 주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아이에게 막연하게 용돈을 주는 것보다는 좀 더 합당한 이유를 바탕으로 돈을 줘야 노동, 절약, 소비 등에 대한 개념을 보다 잘 익힐 수 있다는 이유다.
◆ 심부름값을 줘야 할지의 판단보다 중요한 건...
심리학 박사 스테파니 리에 의하면 돈의 가치를 가르칠 목적이라면 아이가 집안일을 하고 보상으로 돈을 받는 방식이 보다 적절하다.
하지만 각 가정에 따라 중시하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 아이에게 노동과 돈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도록 가르칠 수도 있지만, 가족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인지하도록 만드는 데 보다 중점을 둘 수도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심부름값을 주지 않는 방식의 교육 철학을 따를 수 있다.
따라서 심부름값을 주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의 여부는 각 부모의 선택 사항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돈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하더라도, 아직 아이는 어른들이 하듯 돈이나 재정 상태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맡아 하는 역할의 중요성, 돈을 적절히 소비하고 절약하는 가치를 알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