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걷는 상상만 해도 기억력 높인다(연구)
뒤로 걸으면 단기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이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뒤로 걷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과거 일을 더 잘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대학교 다이넬 섹터 교수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두뇌가 뒤로 걷는 것을 과거와 연관 지으면서 기억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14명을 대상으로 기억력을 시험했다. 참가자들에게 연출된 범죄 영상, 단어 혹은 사물의 사진들을 보여준 뒤 질문을 통해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가만히 앉거나, 앞으로 혹은 뒤로 걸으면서 질문에 답했다. 또 앞 혹은 뒤로 걷는 상황을 모사하는 영상물을 보거나, 앞이나 뒤로 걷는 상상을 하면서 응답하기도 했다.
결과는 실제로 뒤로 걷거나, 뒤로 걷는 상황을 묘사했을 때, 그리고 뒤로 걷는 상상을 하면서 답했을 때 미리 보여줬던 영상 속 정보를 더 잘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뒤로 걷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가만히 앉아있거나 앞으로 걸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한 셈이다.
‘뒤로 걷기’ 덕분에 증강된 기억력은 걸음을 멈춘 뒤 10분 정도 더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섹터 교수는 “뒤로 걷기는 예컨대 범죄 목격자가 더 정확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돕는 기법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뒤로 걷기’는 특별한 사건에 관한 단기 기억력 말고, 일상적이며 장기적인 기억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까? 섹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그 정도로 실용적인 용도에 응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치매를 겪는 고령자들의 치료법에 응용할 수 있을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