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성유사천포창

정의

흉터성유사천포창은 점막과 피부에 물집(수포)과 미란성 병변을 일으켜 결국 반흔을 형성하게 되는 드문 자가면역성 피부병입니다. 주로 침범되는 부위는 구강점막, 눈의 결막 등과 같은 점막부위라서점막유사천포창(mucous membrane pemphigoid)라고도 불립니다.

 

정확한 통계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드문 병으로서 매년약 100만 명당 1명씩 이환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주로 60대 전후로 많이 발생하며,남성보다는 여성이 1.5배에서 2배 정도 많이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의 경과는 매우 만성적이며 흉터로 인한 비가역적인 후유증을 남길수 있습니다.

원인

이 병은 자가 면역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가면역이란 신체로 침입하는외부 물질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우리 몸의 자연적인 방어체계가 외부 물질을 공격하지 않고 특정한 이유 없이 자신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는현상을 말합니다. 흉터성유사천포창에서는 자가항체가 피부의 구성성분 중 표피와 진피를 연결해 주는 기저막성분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저막은 여러 가지 물질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 흉터성유사천포창의자가항체가 공격하는 표적, 즉 항원으로는BPAG2, 라미닌(laminin)-5, 인테그린(integrin) β4, M168, 제VII형 콜라겐 등이 있습니다.

 

BPAG2라는 물질은 다른 수포성 질병인 수포성유사천포창(bullous pemphigoid) 및 임신성유사천포창(pemphigoidgestationis)의 자가항원이기도 한데, 자가항체가BPAG2 단백의 어느 부위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임상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러한 자가면역이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다른자가면역병과 마찬가지로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된 환경적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 감염과 약물이 있습니다. 드물긴하지만 스티븐스-존슨증후군(Stevens-Johnsonsyndrome) 같은 심한 점막손상 후에 발생한 예도 있습니다.

증상

흉터성유사천포창은 피부와 점막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피부병입니다. 점막이란우리 몸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얇고 끈끈한 막을 말하며 입안의 점막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흉터성유사천포창의전형적인 병변은 수포성 병변으로, 발생과 동시에 파열돼 미란의 소견을 보이다가 치유되면서 반흔을 남길수 있습니다.

 

가장 흔히 병변이 형성되는 부위는 구강점막으로 약 95%의 경우에서발견되며, 그 다음으로 결막 같은 눈의 점막으로 약 80%의환자에게서 침범소견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인후두, 식도, 성기부위, 항문 등의 점막에도 발생하며, 약 3분의 1에서 피부에병변을 나타나게 되는데 주로 두피, 얼굴, 상부 체간 등에분포합니다. 각 부위별로의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ㆍ구강 점막: 구강은 가장 흔히 병변이 나타나는 부위이기도 하고, 가장 먼저 병변이나타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구강 병변의 경우 흔히 잇몸을 중심으로 상피탈락성 치은구내염(desquamative gingivostomatitis), 즉 잇몸의 점막이 벗겨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병변의 초기에는 잇몸이 붓고 붉어지며, 양치질 후 잇몸에서 피가나는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 수포와 미란, 궤양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른 구강점막에도 수포가 형성될 수 있으나 쉽게 터져 미란, 궤양, 반흔으로 보이게 됩니다. 심할 때는 입안 점막끼리 유착(adhesion)이 되기도 하고 치주염, 충치 등의 치과 문제를 일으키기도합니다. 흉터성유사천포창은 구강에만 병변이 국한돼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ㆍ눈: 눈의 결막은 두 번째로 흔하게 침범되는 부위로서 대개는 양쪽으로 나타나지만 한쪽으로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질병의 초기에는 작열감, 이물감,눈물, 햇볕 눈부심, 건조증상 등 비특이적인증세를 보이지만, 결국에는 다른 부위에서와 마찬가지로 반흔, 유착, 결막의 섬유화 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부위에서처럼 수포가보이는 경우는 드뭅니다.

 

흉터성유사천포창이 진행되면 안검(눈꺼풀) 결막과 안구결막이 유착되는 안검유착(symblepharon) 현상이나타날 수 있고, 이 밖에도 안검외번(ectropion, 눈꺼풀이뒤집혀 안구결막이 외면으로 노출된 상태), 안검내번(entropion,눈꺼풀이 안구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상태), 첩모난생(trichiasis,속눈썹이 안구 안쪽을 향해 나거나 굽어 있는 상태), 각막궤양 등의 소견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안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심한 경우 실명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ㆍ기타 점막: 비인두 점막을 침범했을 경우 점막의 염증 때문에 점액의 과다분비, 코피, 만성 부비동염 등의 증세를 나타낼 수 있으며, 후두나 기관지 병변은목쉼, 인후염, 발성 장애나 호흡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식도를 침범했을 경우는 이차적인 협착을 초래해 연하곤란, 체중감소, 흡인성 폐렴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요도, 직장 및 항문, 질 등에도 침범할 수 있어서 수포, 미란, 협착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ㆍ피부: 피부병변은 25~35%에서 나타나며, 두피, 얼굴, 상부 체간등에 분포합니다. 홍반성 혹은 두드러기성 피부 위에 작은 수포 및 물집이 잡혀 미란, 반흔, 딱지, 궤양을형성합니다. 피부에 나타나는 수포의 수와 범위는 다른 자가면역성 수포성질병인 천포창이나 수포성유사천포창보다는대개 적은 편이며, 재발 시에는 때때로 같은 부위에 나타납니다. 다른질병과의 관련: 드물긴 하지만 흉터성유사천포창 중 일부(항원을라미닌으로 하는 아형)에서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고형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단

흉터성유사천포창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 의해 진단돼야 합니다. 치료가빠르면 빠를수록 증상의 악화와 후유증을 미연에 막을 수 있으므로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슷한임상소견 및 검사 소견을 보여 감별해야 할 질병들로는 수포성유사천포창, 임신성유사천포창, 천포창(pemphigus), 후천성 수포성표피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 acquisita), 선상 IgA 수포성표피박리증(linear IgA bullous dermatosis), 수포성다형홍반(bullouserythema multiforme), 베체트병,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흉터성유사천포창을 진단할 때 필요한 검사들로는다음의 검사들이 있습니다.

 

※ 피부과 전문의에 의한 시각적 검사

점막에서 미란/수포성이나 흉터성 병변을 보이는 임상소견이 진단에중요합니다.

 

ㆍ조직 생검

전형적인 부위에서 국소마취를 한 후 파괴되지 않은 물집을 포함해 피부 생검을 합니다. 생검 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하면 표피하 수포(subepidermalblister) 및 여러 가지 염증세포의 침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ㆍ직접면역형광검사(direct immunofluorescence study)

반흔성천포창 같은 자가면역성 수포성 피부병에서는 임상소견 및 일반적인 조직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 없어 면역형광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시행하는 방법은 국소마취 후 피부생검을 하는 것까지는 일반적인조직 생검과 비슷하지만 생검 조직을 단순히 일반현미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에 붙어 있는 항체를 형광색소를 통해 봄으로써, 항체나 항원이 어느 위치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확인해 진단하는 검사법입니다.

 

ㆍ기타 검사: 간접면역형광검사, 효소면역측정법(ELISA)등

치료

흉터성유사천포창은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질병이며, 자연 치유되는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비록 천포창이나 수포성유사천포창 같은 다른 수포성 질병보다는 이환되는 피부의범위가 작은 편이지만, 반흔을 형성해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이러한 반흔은 한번 형성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병은 병변이 나타난 부위와 그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구강 점막이나 피부의 가벼운 증상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병변 내 주사, 점적, 가글이나 도포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구강점막에 사용할 때는 침및 점액의 분비가 줄어드는 취침 전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지 않을 때는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며, 이와함께 답손(dapsone)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비교적심할 때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아자티오프린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병변이 심할 때는 이차적인 피부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생제 국소도포 및 적절한 소독이 필요하며, 이차감염이 의심될 시에는 전신적 항생제 투여가 필요합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눈, 비인두,식도 및 기타 점막부위를 침범했을 경우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따라서는 안과 및 외과적 처치를 함께 받아야 하며 실명이나 식도유착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치료기간은 수포성유사천포창보다 길고, 재발하는 경향이있으며 5년 이상의 장기적인 추적과 치료를 요할 때도 많습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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