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염
정의
우리 몸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분이 차지하는 양이 60%에 달합니다. 이토록 많은 양의 우리 몸 속 수분은 대부분 세포 내에서 세포의 모양과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일부는 혈액으로서 혈관 내를 순환하며, 다른 일부는 세포와세포 사이에 고여 있는 조직액으로 존재하다가 림프계로 순환하는 림프액으로 전환되어 종국에는 정맥으로 이어져 혈액과 섞이게 됩니다.
림프액에는 혈액과 달리 적혈구, 혈소판은 없으나,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구와 단핵구가 상대적으로 풍부합니다. 림프계는 우리 몸의말단부위부터 시작되어 중심으로 연결되는 림프관들과 이것들이 집중되는 기착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림프절들을 일컬으며, 그 외에도 골수, 가슴샘,비장(지라) 등도 림프계를 구성하는 또 다른중요 장기들을 포함합니다.
2. 림프계의 역할
림프계는 혈관계와 분리되는 또 하나의 체액순환 채널로서 우리 몸의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또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혈관계와 함께 거미줄처럼얽혀 있습니다.
3.림프절(임파선)의 구조
림프절은 흔히 임파선이라고도 불리며, 우리 몸의 말초부위로부터림프관을 타고 이동한 림프액이 도착하는 기착지로서 림프액 구성분 중에서 림프구들이 모이는 집결지 입니다. 림프절의모양은 크기가 작고, 둥글거나 강낭콩 모양을 가지며, 겉은결체조직으로 이루어진 껍질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림프절의 오목한 쪽에 혈관들이 드나들고, 림프액이 나가는 출구가 있으며, 볼록한 쪽에는 림프절 속으로 들어오는수많은 림프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4.림프절의 기능
림프절은 림프절 내로 들어는 림프액을 걸러내는 처리장의 역할을 하며, 우리몸의 면역계의 중요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즉, 우리 몸의여러 말초조직에서 림프액으로 들어오는 세균들이나 암세포들을 포식세포나 림프구가 림프절로 끌고 와서 림프절에 모여 있는 면역세포들과 정보교환을 하게되고, 어떤 면역반응을 유발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림프절 내의 포식세포들이 림프액을 통해 들어오는 조직 내 여러 입자, 외부항원들을직접 공격하거나, 항체를 합성하는 림프구가 자극을 받아 항체를 많이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면역기능이 강화된 림프액이 다시 림프절을 빠져나가 림프계 및 혈액 내로 순환하게 됩니다.
5.림프절의 분포
우리 몸 속에는 약 500~600개의 림프절이 있습니다. 이러한 림프절들은 주로 목, 귀 뒤, 턱 아래, 겨드랑이, 사타구니와같이 손으로 만지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또한, 가슴이나뱃속과 같은 체내의 깊은 곳의 내부장기 주변에 모여 있습니다.
원인
림프절염은 말 그대로 림프절에 염증성 변화가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염증의원인은 크게 나누어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미생물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우리 몸에서 생겨난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생기는 염증으로 나눌수 있습니다.
증상
경부 림프절염의 증상은 다양합니다. 목이 뻐근하고 통증이 있는 덩어리가만져지는 경우, 열이 오르고 식은땀이 나면서 피로감, 체중감소등 전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또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그저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까지 다양한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대부분 악성종양과 연관된 림프절 종대의 경우에서는 체중감소가 있고, 만져지는 종물이 매우 딱딱하며, 만져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림프절염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 통증이 동반되지만, 경우에 따라 만져도통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원인병원체에 따라 피부 발진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은 침범된 부위에 따라 다르며, 대부분 통증 없이 점차 림프절이 커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갑자기 통증을 동반한 림프절 종대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커진지 수주가 지나면서 체중감소, 발열, 식욕부진, 피로감 등의 전신증상이 20% 이내의 경우에서 동반됩니다. 이후 병이 진행되면 림프절 중심부에서 시작된 조직괴사가 림프절 캡슐을 뚫고 피부로 나오면서 피부 발적이 동반되고, 심하면 샛길(누공)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2차 세균 감염이 합병되는 경우 림프절의 발적이 심해지며 붓거나 아플 수 있습니다.
종류
림프절염은 급성과 만성으로나눌 수 있다. 급성 림프절염일 경우는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으로 발병하기 쉽고, 서혜부의 림프절염은 성병으로 인해 발병하기 쉽다. 만성 림프절염은약간 균의 지속적인 자극으로 발병한다. 그리고 림프절염이 생긴 부위에 따라 서혜부 림프절염, 경부림프절염 등으로 부르거나 림프절염 앞에 원인균의 이름이 붙기도 한다.
진단
① 조직검사
결핵성 림프절염의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 생검이 필요합니다. 조직검사란, 우리 몸의 일부조직을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이상소견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림프절 조직 생검에는 피부를절개하고 피부 밑에 있는 림프절을 완전히 떼어내는 절제법과 피부절개 없이 조직검사용 바늘을 이용하여 소량의 조직만을 떼어내어 검사하는 간편 조직검사가있습니다.
결핵성 림프절염의 조직검사 소견은 주로 육아종성 조직 반응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핵성 림프절염 외에도 비정형 결핵성 림프절염 및 다른육아종성 질환들도 비슷한 소견을 보이므로 이러한 병리조직 소견만으로 결핵성 림프절염을 확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에 조직 표본의 일부를 취하여 결핵균의 유전자를 증폭하여 확인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위 그림 참조)를 추가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종종 요구됩니다.
② 배양검사
림프절의 조직을 이용한 결핵균 염색과 배양 검사법의 진단율은 20~40%로 다른 검사실진단방법들에 비하여 진단율이 낮습니다. 또한, 결핵균은 다른세균들과 달리 매우 천천히 성장하므로 결핵균 배양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보통 4주 이상의 시간이소요되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핵균이배양, 분리되는 경우 결핵균의 정확한 동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분리된 결핵균으로 여러 가지 결핵약제들에대한 약제감수성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핵약을 복용한 후 치료효과를 판정하고, 치료기간을 정하며, 예후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 또는 세침흡인검사를 실시할 때 결핵균 배양검사를 병행하여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결핵성 림프절염이 재발한 경우이거나 약제 내성이 의심되는 경우엔 배양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③ 세침흡인검사
림프절 절제조직 생검은 침습적이며 종종 입원하여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외래에서 세침흡인검사를 통한 경부 림프절 세포 검사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주사기를 이용하여림프절 내 세포를 뽑아내어 슬라이드에 고정한 후에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인데, 세포 검사만으로는 진단민감도가 30-90%로 술기를 시행하는 검사자의 숙련도와 림프절이 위치와 크기에 따른 접근성에 따라서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④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
결핵성 림프절염의 검체를 이용하여 실시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는 민감도가 55-96%로비교적 진단율이 높습니다. 세침흡인검체를 가지고 세포검사 및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를 동시에 시행한 경우민감도 (82.4-100%)와 특이도 (94-100%)가모두 향상되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 초음파 유도하의 핵생검 (core biopsy)을 통해 높은 진단율을 보고하고 있지만, 초음파 유도하 핵생검이 가능하지 않은 병원에서는 세침흡인검체로 세포검사 및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 등을 추가적으로시행해서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⑤ 기타 보조검사
흉부 X-선 검사)
결핵성 림프절염 환자의 경우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 및 반응성 림프절염 환자에 비해서 흉부 X-선상현성 또는 과거 결핵의 흔적을 보이는 경우가 의미 있게 많습니다. 따라서 림프절염의 환자의 진단에 있어흉부 X-선 검사는 결핵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보조 검사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피부결핵반응검사) (tuberculin skin test)
결핵에 대한 피부결핵반응검사의 진단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입니다. 우리나라는 BCG 접종을 기본 예방접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의 영향으로 실제 결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부결핵반응검사에서 양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록 BCG 접종을 하였다 하더라도 15년 이상 경과하면, 피부결핵반응검사결과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어 단순히 양성반응 여부만으로 결핵성 림프절염의 가능성을판단하기 보다는, 양성 정도가 어떤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보다 진단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생각됩니다.
확진된 결핵성 림프절염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20~30mm 이상의 큰 경결을 만들거나 중앙부수포 및 궤양을 형성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인터페론감마 측정)
결핵균에 의해 자극된 T 림프구에서 분비하는 인터페론-감마를측정하여 결핵감염 가능성을 가늠하는 검사법입니다. 따라서 보조검사법으로 이용될 수는 있지만 자체만으로는진단적 가치가 없습니다.
치료
1. 결핵약 복용
1)투여기간
결핵성 림프절염의 치료는폐결핵과 같이 결핵약 사용을 원칙으로 합니다. 치료기간은 환자의 결핵균에 대하여 감수성이 가지며 살균효과를보이는 항결핵약제 2가지를 포함하여 치료하는 경우 폐결핵 치료와 같이 표준 6개월 요법이 권장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결핵균의 분리가 어려워약제 감수성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들이 많으므로 아직까지 6개월 요법부터 12개월 이상 장기요법까지 다양한 투약기간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특히, 림프절이 크기가 크거나 농양 혹은 피부에 누공을 형성한 경우에는 장기요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에서는 6개월 단기치료가 12개월 이상의 장기치료와 비교하여 치료효과에 차이가없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결핵은 균의 성장, 제거자체가 매우 느려 호전여부의 판단이 쉽지 않으므로 ‘6개월 요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6개월의 투약기간이 거의 만료되어 가는 환자에서 병변부 배농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고 줄어들었던 림프절이 다시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림프절이 감염된경우에 겉에서 만져지는 림프절은 크기가 줄고 호전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에서 경부 컴퓨터 단층촬영검사를 실시해보면 의미있는 결핵성 병변을 보이는림프절들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치료종결 후 수 개월 내지 수년 후에 재발한 경우나, 치료기간을준수하지 않았고 결핵약 투여를 임의로 중단하였던 환자에서 나중에 다시 림프절이 커지는 경우에는 위에서 기술한 표준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많습니다.
2)면역 재구성 반응
면역 재구성 반응’은 주로 젊은 사람 (30대 전후)에서결핵치료 시작 후 주로 초기 2개월 경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치료후 호전되던 병변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으로 기존의 림프절이 다시 커지거나, 피부에 누공이 형성되고고름이 배출되거나 새로운 림프절 종대가 발생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면역 재구성 반응은결핵치료가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결핵이 호전되면서 환자의 면역력이 좋아지고, 그 과정 중에 병을 이겨 내려는 환자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일시적으로 결핵 병변이 악화되는 현상을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 결핵치료를 유지하면서 기다리면 저절로 호전됩니다.
‘면역 재구성 반응’은 결핵환자들의 11-15%에서 관찰될 수 있으며, 특히 호흡기, 중추신경계, 경부혹은 종격동 림프절 결핵에서 자주 관찰됩니다. 나타나는 시기도 14일부터 270일 까지 다양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한편, 일부 환자들에서 ‘면역 재구성 반응’은 결핵성 림프절염에 합병되는 이차적인 감염이나 결핵약의 불규칙한 복용 또는 약제 내성 결핵에 의하여 병변이실제로 악화되는 경우들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감별을 위하여는 자세한 약복용력과 신체검진이 필요하며, 림프절의 세침흡인검사, 세포검사,배양검사들을 실시 해야 합니다.
2. 수술
결핵성 림프절염의 치료는결핵약 복용이 원칙입니다. 병변 림프절을 잘라내더라도 결핵약을 먹어야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수술적 제거는 림프절 염증이 심하여 주변 피부 연조직으로 파급되고 피부결손이 심한 경우, 결핵약 투여만으로는 호전이 더디어 투약종료 시기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재발한경우 등 복합성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배농
결핵성 림프절염의 치료중 림프절이 붓고 통증이 심하면서 말랑말랑해지는 경우에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고름을 빼 주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피부를 절개하고 고름이 잘 빠지도록 관을 넣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4. 치료 경과
결핵성 림프절염은 치료효과가우수한 감염증 중 하나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복약 순응도로서 의사가 치료종결을 선언하기 전까지는꾸준히 규칙적으로 결핵약을 복용하여야 합니다. 간혹, 2-3개월정도 약을 먹다가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고 통증이 없다고 자의로 치료중단을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경우 재발 또는 타 장기로의 결핵전파의 위험이 높으며, 다시 치료를 요하는 상태가 발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