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토스피라병
정의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 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신성 질환입니다. 매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람과 동물이 감염되는 가장 흔한 인수공통전염병의 하나입니다. 감염된 동물은 만성적으로 보균상태를 유지하면서 렙토스피라 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여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 물, 강물 등을 오염시키며,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오염된 물이나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되어 감염됩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유행적 또는 산발적인 발생양상을 보입니다. 유행적 발생은집중호우나 홍수 등의 기후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산발적인 발생은 토착화된 지역에 거주하는주민들이 야외활동 시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므로 연중 아무 때나 발생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최근 외국에서는 초여름의 장마철 동안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서 비교적 높게 발생함이 보고되고 있고, 캠핑, 수상스키, 수영등의 여가 활동들을 통하여 감염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호우가 있었거나, 홍수가 있었을 때 농작물 피해방지나 재해복구 작업 등에 종사한 농부, 군인, 자원봉사자들에서 단기간에 수백 명이 이환 되었고, 다수의 사망을초래하였던 대규모의 유행들이 수 차례 기록되어 있습니다. 환자 발생시기는 8월 초부터 시작되어 9월과 10월에최고에 달하며, 11월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인
1987년 3월에전염병으로 지정·고시된 이후, 감시대상 질환의 하나로 계속관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규모의 유행적 발생들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렙토스피라증을 호발시키는 기후요인의 변동과 부분적으로는 위험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홍보 및 예방수칙 교육등의 효과에 의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람의 감염은 개인 간에 큰 차이를 보이며, 가벼운 감기 증상에서부터 소위 ‘웨일씨병’으로 명명되는 황달과 신부전증을 보이는 치명적 경우에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는 환자의 나이, 일반적인 건강상태, 렙토스피라 균의 종류와 체내에 침범한 균주에 의하여 좌우됩니다. 렙토스피라증은전신 장기에 영향을 주는 전신성 감염증으로 갑작스런 고열을 유발합니다. 경증의 환자들은 2-3일 동안 지속하는 몸살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다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며,다시 증상을 보이는 경과를 나타냅니다. 두 번째 증상의 발현기간은 짧으며, 대부분 이어서 회복하게 됩니다. 중증의 환자들은 발병 후 급격히임상증상이 진행하여 장기부전증이 합병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못하면 종종 사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에게 렙토스피라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작업이나 레저활동 시 감염위험인자들에 대하여 잘 알도록 안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
렙토스피라증은 증상이나타나지 않는 경우에서 황달이 나타나는 중증환자까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혈관염으로 인한급성 열성질환으로 초기 증상은 열이 나고 두통과 근육통이 생깁니다. 오심, 구토, 결막 부종 등도 나타나며4~7일간 지속됩니다. 초기증세 1~2일 후뇌막증상, 발진, 포도막염,근육통을 보이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부전 또는 중증 출혈로 사망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황달이나신장 손상이 있는 경우 주의 깊게 치료하지 않으면 20% 이상 사망률을 보입니다.
진단
진단은 MAT(microscopic agglutination test) 검사법으로 1주간격으로 2회 이상 검사하여 항체역가가 4배 이상 증가를확인하거나, 증상 발현 후 1주일 이내의 혈액, 4~10일 사이의 뇌척수액, 10일이후의 소변에서 균을 분리 배양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가을철 열성 질환으로 신증후군출혈열, 쯔쯔가무시증 등과 감별이 필요하고, 수막염, 뇌염, 간염 등과도 감별해야 합니다.
치료
렙토스피라증의 치료는균에 대한 항생제 치료와 균이 제거될 때까지 환자의 장기 기능을 보조하는 지지요법으로 구분됩니다.
1. 항생제 치료
렙토스피라증은 여러종류의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의 선택은 약물 이용의 용이성, 환자의 나이, 동시에 투여되고 있는 다른 약의 종류에 따라 정하게됩니다. 경증 감염의 경우에는 경구제제를 투여하고 집에서 치료가 가능하나, 심한 감염증일 경우는 혈액 내로 직접 항생제를 투여하며, 감염이진행하는지 모니터를 해야 하므로 입원치료를 요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페니실린을 사용하며, 만약 페니실린에 과민반응(알레르기)이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다른 항생제로 대체하게 됩니다.
처방된 항생제는 방법에따라 철저하게 복용토록 하며, 회복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한두 번 약 복용을 생략하는 경우 약제 내성균이생길 수 있고, 그 결과 매우 심한 감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항생제용량은 환자의 나이, 체중에 따라 정해지며, 의사는 항생제치료 시작 전에 특정 혈청형에 따라 항생제를 선택하고 바꾸지는 않습니다.
2. 그 외의 다른 약물 치료
렙토스피라증 환자들은발병 첫째 주, 때로는 둘째 주에도 자주 심한 두통, 발열과구역질을 호소하므로 아세토아미노펜(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진통제를 투여합니다. 그 외에도 신장과 간장의 기능, 그리고영양 상태를 보조하기 위하여 다른 약물들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3. 입원 치료
심한 감염증을 보이는환자들은 입원 치료를 해야 하며, 2 ∼3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자에 따라서 혈액투석, 수액공급,진통제, 호흡보조 등의 치료가 필요하며, 매우드물지만 정신적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안전한 범위 내에서 진정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전염성이 없으므로 환자를 특별히 방문객으로부터 격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전반적인 회복
회복까지는 한동안 시간이소요될 수 있으며, 회복 후에도 2~3개월 동안 많은 환자가피로감과 우울증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적당한 비타민과 전해질 섭취가 필요하며, 충분한 기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병증
황달이 나타나지 않는경증환자는 2~3주일이 지나면 거의 회복됩니다. 그러나 황달이 생긴 중증에서는 간장애가 아닌 신부전으로 5~30%가 사망하지만 투석(dialysis)으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예방
렙토스피라증의 예방은여러 가지 방법을 병합해야 하며, 이 방법들을 정확하게 적용하면, 렙토스피라균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조차 감염의 위험을 제로로 낮추는 것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100%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된 물 혹은 환경수 그리고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므로 고위험지역에 주거하는사람들은 오염원에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1. 물에 노출
사람 감염증은 대부분직업적으로 오염된 물에 노출된 경우로서, 세계적으로 농업과 쥐가 혼합되어 있는 벼농사, 사탕수수 재배 등에 종사하는 직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오락 활동을 통해서 노출되는 경우인데 수영하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며, 선진국에서는 물과하수공사, 건축, 해충구제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 노출이일어납니다. 가장 노출위험이 높은 벼농사와 같은 작업에서 노출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은 아직까지완벽하지 않습니다. 즉, 예방백신을 투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으며,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은 부작용 때문에, 노출 위험이 높은 상황일 경우에만 아주 짧은 기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발병 증상을 인지하여 조기에 치료를 받은 것이 유일한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세계적으로 오염된호수나 연못에서 수상 경기를 하는 경우와 단순히 수영하는 사람들에서의 감염이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수영하는동안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되므로 노출을 피할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예방방법은 아직 마땅한것이 없으므로 참가자들을 교육하고 발병증상을 모니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오염된 물에서노는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렙토스피라 균에 오염이 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지역에서낚시하는 사람들이나, 하수 처리자들은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의복과 특히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레크레이션을 통한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물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도록 옷을 입어야 합니다. 일부 수영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항균 용액으로 입을 헹구는 것은 아직까지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직업적인 다이버 직업에종사하는 사람들은 단단한 모자를 착용하고, 오염된 물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수칙들을 잘 지키는 것이중요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응급구조대원들도 물에 잠기지 않아도 손을 통하여 물이 입으로들어갈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합니다. 마스크나 사용한 장비를 씻을 때 위생관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손의 상처가 있는 경우 방수용 드레싱을 하도록 합니다.
2. 동물로부터 노출
선진국에서는 애완동물들이쥐와 함께 사육되어 직접 감염되는 경우가 있으며, 직업적으로 오물수거,해충구제, 공사, 경작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역시 쥐와 다른 동물들에 노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감염된 동물은 병으로 죽거나 생존하는 경우 렙토스피라균을 보균하고 소변으로 배출하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여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동물은설치류이며, 라쿤, 다람쥐,들쥐 등 쥐 과에 속하는 작은 동물들이 모두 감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보균동물은 다니는곳마다 소변으로 균을 배출하고, 배출된 균은 정상적으로 죽지만 물에 들어간 경우 장기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야생 쥐를 다루는 사람들은 동물의 소변과 진흙, 잠자리인 짚, 주변의 물들이 잠재적인 감염원입니다. 쥐에게 물리면 렙토스피라 균과다른 균들에 의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죽은 쥐는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짧은 기간 동안 노출의위험이 있으므로, 죽은 쥐를 처리한 후, 물건 등 주위 환경은단순 소독합니다. 하지만 죽은 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산도가 변하므로 렙토스피라 균들을 죽이게 되며, 마른 뼈 등에서는 렙토스피라 균이 생존할 수 없습니다.
가축이나 농장에서 사육하는동물들도 감염되며, 발병 제1기 동안에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동물들은 가급적이면 거리를 두고 유지하여서 비록 적은 확률이지만 직접적인 전파의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3. 토착화된 지역
렙토스피라 균이 만연하여있는 인도아대륙 등의 거주자 혹은 방문자들은 오염된 물에 노출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므로 발병증상을 조기인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유일한 방책입니다. 토착화된 지역의 렙토스피라 균의 오염은 마치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와 같이 언제나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지역 거주자들은어렸을 때부터 감염력이 있으므로 통계적으로 높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지만, 방문객들은 사실상 감염위험이높으므로 특별히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활동 이외에는 다른 활동들은 삼가야 합니다. 최근에 인기 여행 상품으로등장하고 있는 수영을 겸한 모험 여행과 오지 산행 등은 위험지역의 경우 렙토스피라 감염될 위험이 상당히 높습니다.
4. 예방 백신
렙토스피라 균의 인체감염을예방하는 백신은 현재도 연구 중에 있으며, 아직까지 널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예방 백신은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질환 관리법
렙토스피라증은 격리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환자가 나타나면 전염병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환자와 접촉한 접촞자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