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치료제 후발 주자 마비렛의 자신감

1~6형까지 모든 유전자형을 아우르는 한국애브비의 만성 C형 간염 치료제 마비렛이 국내 본격적으로 출시됐다. 8주 치료로 기존 치료 기간을 앞당겼고, 리바비린 없이 단독 요법이 가능하며 신장 질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쓰일 수 있는 등 치료 옵션을 더욱 확대한 C형 간염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애브비는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마비렛(성분명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국내 출시를 알렸다.

마비렛은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선 다소 후발 주자에 속한다. 이미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 길리어드의 하보니와 소발디, MSD의 제파티어 등 다양한 C형 간염 치료제가 판매 중이며, 모두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마비렛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보다 범용으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8주 치료로 줄어든 가격 부담

기존의 C형 간염 치료제가 12주 치료를 기본으로 요하는 반면, 마비렛은 8주로 치료 기간을 약 1개월 단축시켰다. 한국애브비는 "마비렛은 국내 최초로 8주 치료가 가능한 범유전자형 치료제로써 C형 간염의 8주 치료 시대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치료 기간이 줄어든 만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또 지난 6월 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환자 부담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6월 등재된 마비렛의 가격은 6만5020원으로,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보단 다소 높으며 길리어드의 하보니, 소발디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됐다. 마비렛 8주 치료를 할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총비용의 30퍼센트인 327만7008원이다.

다만 마비렛의 8주 치료는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로 제한된다. 간경변증이 있다면 다른 약제와 마찬가지로 12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8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군에 여러 제약이 있어 보이지만, 유전자형이 1, 2형이 95퍼센트인 한국인의 경우 치료 경험 여부는 관계 없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 간경변증을 동반한 환자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치료 기간이 4주 줄었지만, 효과 면에서는 12주 치료와 거의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유전자형 1형 감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8주 치료와 12주 치료의 유효성을 비교한 임상 시험 결과, 두 환자군 간 치료 효과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용균 한국애브비 의학부장은 "마비렛이 먼저 사용되고 있는 독일에서도 ITT(intent to treat) 기준 치료완치율(SVR12) 97퍼센트를 보였다"며 8주 치료 요법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폭넓은 사용 가능성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신장 질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마비렛의 강점으로 꼽았다. 마비렛은 신장을 통한 배설이 없어 경증, 중등증, 또는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를 포함한 만성 진장 질환 환자에게도 용량이나 기간 변경 없이 사용 가능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원용균 부장은 "대부분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치료 요법을 시행한 결과, SVR12 최고 98퍼센트에 도달했다"며 "다만 신장 질환이 있다 보니 중대이상반응(SAE)은 다른 환자군보다 다소 높은 24퍼센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리바비린 병용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유전자형 2형 환자의 경우 부작용이 많은 리바비린 병용 요법만이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하지만 마비렛은 2형 환자에서도 단독 요법이 가능해 환자들의 고통을 줄였다. 안상훈 교수는 "현재 마비렛을 처방받기 위해 다른 약제를 쓰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2형 환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비렛은 지난 10일자로 일반 도매상을 통해 국내 유통을 시작해 10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환자들에게 처방될 예정이다.

[사진=한국애브비]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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