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저평가 '신라젠', 반전 시나리오 쓸까?
신라젠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바이오 대어로 손꼽히며 화려하게 주식 시장에 입성했지만, 이후 바이오 제약 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바이오 제약사와 항암제 공동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해외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꺾였던 날개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만 청신호가 연이어 켜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라젠은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 항암제가 항암제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지난해 상장 전 장외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만큼 관심을 받으며 시가 총액 1조 원을 넘나들었다.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것이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 항암제다. 면역 항암제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암과 싸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치료제다. 기존 화학 성분의 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죽이는 방식이라면 면역 항암제는 환자의 면역 체계를 이용, 큰 부작용 없이 면역 세포가 암 덩어리에 증식해 암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라젠이 개발 중인 면역 항암제 펙사벡은 암젠의 면역 항암제 T-Vec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예정으로 잠재적인 성장성도 크다.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확실한 기술 기업에 한해 코스닥 상장이 허용되는 기술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주식 시장에 입성할 정도로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상장 후엔 기대와는 달리 초라한 주가에 시달리고 있다.
신약 개발과 바이오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끓어올랐던 신약 개발 투자 및 바이오 제약 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반환 사태로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전의 드라마를 쓸 청신호가 잇따라 켜진 상태다. 바이오 제약 산업이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자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주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돼 전체적인 바이오 제약주가 우상향하는 추세인데다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펙사벡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에 신라젠은 이미 자회사를 통해 프랑스 제약사 트랜스진과 임상 단계별로 기술료를 지급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펙사벡의 글로벌 간암 임상 3상에서 유럽 첫 환자가 등록됨에 따라 기술료 400만 달러(약 46억 원)를 지급받았다.
뿐만 아니라 펙사벡의 글로벌 간암 임상 3상에 등록된 환자 수가 100명을 돌파해 안정적인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 상태며 앞으로도 중국과 유럽 등에서 추가적인 병원 개설을 통해 환자 등록을 시작하면 임상 진행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세계 5대 빅 바이오텍인 미국의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와는 신세포암 치료제 개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계약을 통해 전이되거나 절제가 불가능한 신세포암 환자를 펙사벡과 리제네론의 면역 항암제 'REGN2810'를 병용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게 된다.
신라젠에 따르면 펙사벡은 종양 미세 환경 내 T-세포에 기타 면역 세포의 침투를 유도함으로써 종양 세포의 면역 억제적 환경을 뒤바꿀 수 있어 이런 작용 기전이 PD-1 저해제인 'REGN2810'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는 "펙사벡의 임상 3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상업화가 이뤄지면 1000억 원 대의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 임동락 연구원은 "항암제는 의약품 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률도 높게 예상되는 분야"라며 "신라젠의 신약 펙사벡에 대한 관심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