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는 왜 짠 음식을 선호할까? "염분 섭취 줄여야"
우리나라 임신부의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섭취 제한 권장량(하루 2000㎎)의 1.7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칼슘, 철분, 엽산의 섭취량은 권장량을 크게 밑돌았다.
을지대병원 간호학과 조동숙 교수팀이 산전 관리를 위해 2014년6-9월 서울의 두 병원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한 임신부 198명(평균 연령 32.8세)을 대상으로 나트륨을 비롯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임부의 염분 기호도와 식이섭취, 소디움 섭취 실태)는 여성건강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임신부가 자신이 24시간 동안 섭취한 음식을 직접 쓰게 하는 ‘식품섭취 조사기록지’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임신부는 하루 평균 나트륨을 3504㎎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WHO의 하루 섭취 제한 권장량의 1.7배를 초과한 수치다. 임신부의 소변에서 나트륨 배설량을 직접 측정해 산출한 하루 나트륨 섭취추정량은 평균 2882㎎으로 역시 WHO 권장량의 1.4배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염분에 대한 기호도(선호) 점수는 평균 62.6점이었다. 특히 임신 3기(임신 27-40주)인 임신부의 염분 기호도 점수는 74점으로 임신 1기(1-12주)의 58.5점, 2기(13-26주)의 57.5점보다 높았다.
“고기-생선구이를 먹을 때 소금 간장 고추장 등과 함께 섭취하나?”, “간장 고추장 된장 등에 볶거나 조리거나 절이는 음식을 얼마나 자주 섭취하나?”, “가염 조미된 견과류 어포 감자 칩 팝콘 등을 얼마나 자주 섭취하나?” 등 세 문항에 대해 임신 3기 임신부는 상대적으로 높은 섭취 횟수를 기록했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나트륨 섭취가 증가하면 수분의 축적이 뒤따라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혈관 민감성이 증가해 고혈압과 부종을 초래하게 된다”며 “임신 3기엔 미각이 변해 짠 맛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짠 음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임신 전에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높아 비만으로 분류된 임신부의 경우 염분 기호도 점수가 높았다. 조 교수팀은 “과체중-비만 체중을 가진 사람이 저체중인 사람에 비해 더 짜게 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임신 전 비만했던 임산부에게 임신 3기에 짠 맛 선호를 줄이도록 영양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 임신부의 염분 기호도 점수는 다른 연구에서 평가된 일반 성인과 젊은 여성의 염분기호도 평균 점수(각각 87.1점ㆍ84.8점)보다 낮았다. 임신부의 염분 기호도 점수가 일반 성인이나 젊은 여성에 비해 낮은 것은 임신부가 음식 섭취에 관심을 갖고 건강에 이로운 음식을 선택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풀이됐다.
임신부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1757㎉였다. 이는 칼로리 필요량 기준 대비 90% 수준이다. 주요 에너지원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하루 평균 각각 73g, 60g, 243g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에서 차지하는 각 영양소의 섭취 비율(단백질 16%, 지방 29%, 탄수화물 55%)이 균형이 잡혀 있었다.
임신부가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영양소는 칼슘 철분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이었다. 칼슘은 하루 평균 평균 595㎎, 철분은 12㎎, 엽산은 216㎍을 섭취했다. 일일 권장섭취량 대비 칼슘은 85%, 철분은 50%, 엽산은 35%를 섭취하는 데 그친 것이다. 조 교수팀은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임산부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았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 감소 교육이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이 내용은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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