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도 대통령 따라 퇴진하세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맞물려 서창석(사진) 서울대병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병원 안팎에서 꿈틀대고 있다.

민주노총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서창석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에 들어갔고, 서울대병원의 일부 교직원들도 서 원장 사퇴를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함께 서창석 원장의 사퇴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또 서울대병원 노조는 민주노총의 기자회견과는 별개로 최대한 이른 시기에 서창석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수협의회의 시국토론회에서 서 원장의 임명 자체에 대한 비판 의견이 나왔다.

서 원장은 현재 대통령 주치의 때 각종 의약품 구매와 최순실의 단골의원으로 알려진 김영재 의원과의 공동사업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서 원장은 26일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을 해명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모르쇠로 일관해 오히려 의혹만 증폭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주말인 26일 서울대병원장 명의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고는 자기변명만 했다”면서 “최순실을 ‘정말’ 모른다는데 많은 교수들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 원장은 원장 임명에서부터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사태, 최근 의약품 구매 논란에까지 정치적으로 중립에 있어야 할 서울대병원을 정치 바람에 휩싸이게 했다”면서 “서울대병원의 위상을 재정립할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 C, N, P, 또 다른 B 교수 등 차기 병원장 선거를 준비하던 교수들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교수는 “최근 사태에 대해서 서울대병원 교수로서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지금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서울대교수협의회가 주최한 시국대토론회에서 서울대 의대 인문의학교실 황상익 교수는 “정부가 서울대 인사를 장악한 결과물이 바로 대통령 주치의가 서울대병원장으로 임명된 사례”라면서 “공적 역할을 담당한 기관의 장을 그 구성원과 무관한 사람들이 임의로 임명하는 부조리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 원장이 아무 잘못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임하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므로 그럴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서울대병원 출신 의사는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장은 청와대에서 정하는 것이 일종의 묵시적 관례였다”면서 “서 원장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서 문제 삼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 교수의 보수적 특성상 원장 퇴임 같은 정치적 요구를 대놓고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 또 다른 교수는 “이번 기회에 이사회에서 원장 후보의 경력과 병원 경영 청사진을 면밀히 비교해서 객관적으로 병원장을 임명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병원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원장은 기자회견 당시 “병원장으로서 할 일이 많은데 정상적으로 일을 못하고 있다”면서 “특별히 죄를 짓거나 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이상 사퇴하지 않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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