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잘 자려면 코치 필요(연구)
운동 코치, 다이어트 코치, 인생 코치, 진로 코치 등 세상엔 다양한 부류의 코치가 있다. 코치는 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정신적 혹은 신체적으로 이끌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잠을 잘 자기 위해서도 코치가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됐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코치가 있다면 수면 개선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일정 연령대에 이르면 잠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밤에 잠들기 어려워지고 자주 잠을 깨고 깊이 잠들지도 못한다. 불면증은 성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수면장애인데, 이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지어 뇌졸중, 기억력 장애가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불면증도 장애의 일종인 만큼 치료가 필요한데 약물요법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CBTI)를 통해 심리적인 차원에서 극복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상담사처럼 누군가 옆에서 잠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수면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미국노인의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수면 코치는 꼭 정식 자격증을 취득한 심리치료사일 필요는 없다. 연구팀이 무작위로 선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 1회씩 불면증 환자를 위한 인지치료수업을 듣도록 한 뒤, 전화통화를 통해 불면증 환자의 수면 코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불면증 환자 159명은 세 그룹 중 한 그룹에 할당됐다. 수면 코치의 일대일 도움을 받아 수면 상태를 개선해나가는 그룹,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수면코치의 도움을 받는 그룹, 수면 코치의 인지행동치료 대신 일반적인 수면교육프로그램을 받은 그룹 등이다.
실험 결과,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에 속한 불면증 환자들이 세 번째 그룹에 속한 환자들보다 수면 개선 효과가 좋았다. 이들은 평소보다 평균 23분 일찍 잠들었고, 선잠을 자는 시간은 18분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수면의 질 역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인구 구성과 지역의 다양성을 고려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백인 남성 재향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여성 혹은 군인이 아닌 다른 직업군에선 이번 연구와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깊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밤새 몇 번씩 깨는 일도 잦기 때문에 낮 시간대 쪽잠이 필요하다. 잠들고 일어나는 수면 스케줄도 변한다. 나이가 들수록 잠드는 시간이 앞당겨지고 일어나는 시간 역시 빨라진다. 나이가 든 이후에도 젊었을 때와 동일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려고 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연령을 비롯한 개인 맞춤형 수면 패턴을 찾을 수 있도록 수면 코치가 도와주면 수면의 질이 향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