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찾아오는 ‘숙취’에 대한 오해 9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주말 전날 밤 과음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밤 술을 과하게 마셨다면 지금쯤 숙취로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과음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탈수 등을 일으킨다. 술 마시는 일이 잦아지는 시기인 만큼 숙취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그 만큼 오해도 많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에 따르면 숙취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오해들이 있다.
◆ 숙취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 여성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레디이스 나잇(ladies’ night)’이 벌어지는 곳에 갔다고 해도 과음하지는 말자.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양의 술을 마셨다면 평균적으로 여성이 보다 빨리 취한다. 남성은 체내 수분 함량이 여성보다 높아 알코올을 희석시키는데 유리하다.
◆ 폭음하는 사람만 숙취가 온다?= 금요일 밤에는 출근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폭음을 하면 다음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한두 잔의 가벼운 음주로도 숙취가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높은 술이라면 한 잔만으로도 탈수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체적인 음주량뿐 아니라 술의 도수, 개인의 체질과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도 다음날 몸상태는 달라진다.
◆ 와인은 가장 순한 알코올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함께 마신다는 이미지 때문에 와인은 숙취가 적을 것이란 인식이 있다. 하지만 레드와인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두통을 촉발하는 원인이다. 위스키 같은 맥아양조주 역시 심한 숙취를 일으킨다. 반면 맥주나 보드카, 진과 같은 투명한 술은 숙취가 상대적으로 적다.
◆ 독한 술에서 약한 술 순으로 마신다?= 다음날 숙취를 줄이려면 맥주를 마시기 전 독주 먼저 마시는 편이 낫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취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마신 알코올의 총량이지, 마신 순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맥주 355㎖, 와인 150㎖, 독주 45㎖는 유사한 양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잠자리에 들기 전 식사를 한다?= 술을 마신 날 밤 집에 돌아와서 음식을 먹으면 숙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잠들기 전 먹는 식사는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어 잠만 방해한다.
단 음식이 체내에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 밥이나 안주를 먼저 먹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에는 탈수증 예방을 위해 음식보단 물이 좋다.
◆ 잠들기 전 진통제를 먹는다?= 일반적인 진통제는 4시간 안에 효과가 최고에 달한다. 잠들기 전 먹은 진통제는 다음날 두통을 완화하는데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차라리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는 게 숙취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단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든 진통제는 먹지 않아야 한다. 이 성분과 알코올이 결합하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 술을 마시면 재빨리 곯아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수면의 질은 사실상 형편없는 상태가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숙면을 방해 받는다. 평소보다 렘(REM)수면을 취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잠도 일찍 깨지만 몸을 가누기는 어려운 고통스러운 시간만 지속될 뿐이다.
◆ 과음 후 해장술 효과 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 또 다시 술을 마시면 알코올 처리 과정이 지연되면서 마치 숙취가 해소된 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결국 이후 더 큰 숙취가 찾아오게 된다. 만약 술 마신 다음날 자꾸 해장술을 찾는 습관이 있다면 알코올 중도 가능성을 의심하고 병원 상담이 필요하다.
◆ 허브가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 영국 연구팀이 숙취를 해소한다는 허브들의 효능을 확인해본 결과, 별다른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연구 논문에서는 선인장이 술을 마신 뒤 오는 욕지기와 목마름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두통을 비롯한 다른 숙취 증상에는 효과가 없었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보조적인 방법으로 숙취를 해소하려 하지 말고 가급적 과음을 삼가라고 충고한다. 또 이미 과음한 상태라면 결국 시간이 약이라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