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부모의 건강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나 약물이 어머니의 수명 연장엔 도움이 됐지만 아버지에겐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일부 노화 치료방법은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방법이 남성에겐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날벌레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논문들을 모아 분석한 결과, 인위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시도는 수컷과 암컷의 사망률에 상반된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데이터들을 분석했을 때도 일관된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팀은 경구용 낙태약(RU486)을 날벌레에게 주입했을 때 암컷의 산란율은 감소했지만 수명은 늘어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 성별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된다는 사실 역시 확인됐다.
인간 수명의 특징은 사망률 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새롭게 태어난 사람부터 사망한 사람까지를 전부 집계하면 사망률 그래프가 도출된다. 만약 그 해 특정한 병원균과 전염병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사망률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특정한 유행병이 없던 해의 고령층 사망률을 살펴본다면 노화로 인한 사망률의 특징을 살필 수 있다. 노인 사망률이 갑자기 높아졌다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특정한 물질이나 현상이 노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존 타워 연구원은 “특정한 해 노화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졌다는 점을 발견했지만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특정한 식이요법이나 유전자 치료가 성별에 따른 사망률 차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정성별에게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요인이 또 다른 성별에게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성별에 따른 유전적 치료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수명 연장보다 종족 번식에 관심이 있다. 이는 ‘길항적 다형질 발현 모델'로 설명되는데, 이 모델은 인생 전반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후반기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 있는 유전자를 자연이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즉 개인의 수명 연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종족 번식에는 도움이 되는 방식을 자연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구용 낙태약처럼 인위적인 방법으로 수명을 조율하면 수명 연장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단 수명과 번식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또 이런 방법은 또 다른 성별의 수명 연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별 맞춤형 노화 극복 방안에 대한 연구 역시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노화생물학저널(Journal of Gerontology: Biological Sciences)’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