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편견, 남학생이 여학생의 19배

성에 대한 편견, 남학생이 여학생의 19배

 

여성을 비하하는 '된장녀' '김치녀' 등의 용어가 국내에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학생의 ‘성 편견’이 여성보다 19배 이상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은 수학, 과학, 기술, 공학 등 이과계열 과목에서 남성보다 뒤처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이는 실제로 남녀의 능력차가 있어서가 아니라 교수들이 여성에 대해 편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기성세대의 ‘성 편견’이 젊은 남성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인 것이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700명의 생물학과 학부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가장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누구냐”고 물었다. 남학생들의 대부분은 더 공부를 잘하는 여학생이 있음에도 다른 남학생 가운데 한명을 가장 똑똑한 학생으로 지목했다. 남학생들은 이 남학생에게 4점 만점에 3점 이상을 부여했다.

남학생들은 3.0점을 받은 남학생과 3.75점을 받은 여학생의 능력이 동등하다고 인식하는 등 성 편견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여학생은 성 편견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0.04점 정도로 다른 여학생에게 편향성을 보였을 뿐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분석을 통해 남학생의 성 편견이 여성보다 19배 이상 높다고 보았다.

연구팀을 이끈 댄 그런스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세대 역시 여전히 이공계열에서 성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남성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여성에 대한 편견은 금세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가 성장하면 이러한 남녀 인식이 개선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여성의 자신감에 악영향을 미쳐 중요한 진로 결정 시 잘못된 선택을 할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진로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외부의견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가 진행된 생물학 수업은 이과 계열의 입문 과정이었다. 여학생들에게는 ‘앞으로 이공계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였다는 점에서, 남학생들이 가진 성 편견이 여학생에게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일부 연구원들은 “여성 교수를 더 많이 채용하고 여학생들만 참여하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사라 에디 교수는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공계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학내의 성 편견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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