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에 죽고, 살고.... 기분이란 무엇인가
연말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을씨년스러운 날씨까지 더해져 기분이 침체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구에 사는 생물 중 가장 다양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은 감정기복이 심하고 예민하다. 하룻밤 사이에도 수차례씩 기분이 변하는 만큼 감정은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기분’에 대해 밝힌 연구 성과는 무엇일까.
◆낯선 사람과의 소통은 기분을 향상시킨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낯선 사람과의 간단한 대화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상냥하고 생기 있는 말투로 말은 건넨다. 이러한 대화 방식은 상대방은 물론 말하는 본인의 기분도 좋아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기분이 나쁠 땐 다른 사람 말을 잘 믿지 않는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팀의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분이 좋을 때는 다른 사람의 말을 좀 더 신뢰하게 되는 반면, 기분이 나쁠 땐 좀 더 의심이 많아진다. 반대로 말하면 기분이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농락당하기 쉽고, 기분이 나쁜 상태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속임수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음악은 항상 기분을 좋게 한다?= 음악은 일반적으로 기분을 북돋우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이는 무슨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다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참가자들이 모차르트 음악을 들을 때는 대체로 기분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음악을 들을 때는 전반적으로 기분이 침체되는 현상을 보였다.
◆긍정적인 기분을 유도하는 음식이 있다?= 올리브오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우울증 위험률이 떨어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연어와 견과류 역시 마찬가지다. 이 음식들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이 같은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할 때 찾게 되는 칼로리 높은 일부 강장음식도 보상효과를 일으켜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기분은 전염병처럼 번진다?=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린 서로 상대방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기분도 좋아지고, 우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기분도 침체된다. 기분은 전염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이 건강은 물론 기분까지 개선한다는 연구논문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운동은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형성되도록 만들고,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며 기분을 조절하는 중요한 화학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린다.
◆나이가 들수록 부정적인 기분이 자주 든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긍정적인 기분상태에 도달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의식적이든 잠재의식적이든 스스로 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또 뇌 과학에서는 긍정적인 이미지에 반응하는 뇌 영역이 보다 활성화되고, 부정적인 이미지에 반응하는 부위는 활성화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흡연자가 금연하면 기분이 침체된다?= 담배를 끊으면 한동안 쉽게 짜증이 나고 예민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기를 잘 넘겨 금연에 성공했을 땐 오히려 기분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얻는다.
◆기분 좋은 사람은 미신을 잘 믿는다?= ‘성격·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미신에 쉽게 사로잡힌다. 행복한 사람은 합리적인 내용이 아닐지라도 직감에 따르길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계절 중 겨울철 가장 기분이 침체된다?= 계절성 기분장애(SAD) 환자는 겨울철 가장 많이 늘어난다. 쌀쌀하고 음침한 환경과 더불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쉽게 기분이 처지게 된다.